디카프리오, 4전 5기 한풀이를 기대해[오스카 기상도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2.28 11: 19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4전 5기 한풀이는 성사될 수 있을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오는 29일 오전 10시(한국시각) 열리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에 도전한다. 그의 오스카 트로피를 향한 도전은 벌써 5번째다. 
'오스카의 저주'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디카프리오와 오스카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남우조연상까지, 그는 그간 총 4번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단 한 차례도 트로피를 품에 안지 못했다.

그가 처음으로 오스카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1993년작 '길버트 그레이프'. 이 작품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디카프리오는 '도망자' 토미 리 존스에게 트로피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영화 속 디카프리오의 연기는 수상을 했어도 충분했을 연기였다. '길버트 그레이프'는 식료품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며 정상적이지 않은 가족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은 어니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하지만, 지적 수준의 한계로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 위험한 행동을 일삼아 형의 걱정을 더해주는 캐릭터다. 아직 어린 소년에 불과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에서 실감나는 지적장애인 연기로 연기파 배우의 싹을 보여줬다. 
남우주연상의 저주가 시작된 작품은 지난 2004년 작 '에비에이터'.  '에비에이터'는 조각같은 외모, 총명한 두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을 통해 20세의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하워드 휴즈의 성공과 좌절을 그린 작품. 여러모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안성맞춤이었던 이 영화는 역시나 그의 연기력과 매력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디카프리오는 2004년에도 영화 '레이'의 제이미 폭스에게 남우주연상을 내주며 오스카와의 질긴 악연을 예고케 했다.
지난 2006년 '블러드 다이아몬드' 역시 디카프리오 오스카의 저주를 완성시킨 작품. 블러드 다이아몬드란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반군 및 무장 세력들이 전쟁 자금 등을 목적으로 현지인을 반인륜적, 폭력적으로 착취해 생산해 내는 다이아몬드를 말한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이처럼 참혹한 다이아 몬드 생산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로 호평을 받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은 역할은 시에라 리온 현지에서 무기구입을 위해 밀수거래를 일삼던 용병 대니 아처. 그는 이 역할을 통해 연기파 배우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고, 그 결과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그러나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는 허락되지 않았다. 영화 '라스트 킹'의 포레스트 휘태커가 오스카를 품에 안으며 디카프리오에게 3번째 좌절을 안겨주게 됐다.
최근작은 지난 2013년 작품 '울프 오브 월스트리스'이다. 화려한 언변, 수려한 외모, 명석한 두뇌를 지닌 노단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가 주가 조작으로 최고의 억만장자가 된 후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또 다시 카리스마 넘치는 역을 맡은 그는 역시나 탁월한 연기력으로 유연하게 극을 이끌어 갔다.
그러나 역부족이었을까.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수상을 노린 작품 선택만 한다는 소문이 돌았음에도 오스카는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맥커니히의 손을 들어줬다. 
이처럼 디카프리오는 오스카에 맺힌 한이 많다. 수상자들의 연기가 뛰어났기 때문에 디카프리오의 수상 불발이 억울한 일은 아니겠으나, 인생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유독 그가 후보에 오를 때마다 또 다른 인생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이 등장하니 이만하면 저주가 아닐까.
과연 디카프리오가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당당히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저주를 깨버리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채널 cgv를 통해 생중계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레버넌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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