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순정' 도경수, 첫 주연작으로 얻은 것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2.25 15: 57

 엑소 디오가 배우 도경수로 첫 주연 작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는 영화 '순정'(이은희 감독)에서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헌신적인 순정남 범실 역을 맡았다. 
도경수가 연기하는 범실은 그에게 꼭 어울리는 캐릭터인 것처럼 보인다. 시골 출신 소년인 범실은 무뚝뚝하지만 남자다운 구석을 갖고 있는 인물. 도경수는 안정적인 연기로 이를 소화했다. 무엇보다 특유의 맑고 깊은 눈빛은 첫사랑에 빠진 소년의 풋풋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적합했다.
그간 도경수는 다양한 역할을 맡아 '연기돌'로서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그는 처음부터 매우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그간 맡은 배역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의 미스터리한 소년이나 영화 '카트'에서 반항적인 아들,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의 사이코패스 등은 신인 연기자가 표현하기 쉽지 않으면서도 잘 살리지 못한다면 극을 크게 망칠 수도(?) 있는 중요한 배역이었다. 보통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화려한 외모를 앞세워 로맨스물의 주요 배역으로 연기자 데뷔를 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처럼 도경수는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길을 밟아왔다. 그리고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은 '순정'. 블록버스터급의 큰 영화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또래의 혹은 그보다 어린 소년, 소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는 작품이었고, 작품 특유의 감수성이 호평을 받으며 다시 한 번 그의 필모그래피를 알차게 채웠다. 
특별히 이 작품은 도경수가 임한 첫 번째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가 연기하는 범실은 그간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멜로 영화의 순정남 계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눈길만으로 첫사랑의 두근거림을 표현했던 '건축학개론' 속 이제훈과 여성 관객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던 '늑대소년' 속 송중기 등의 모습이 '순정' 속 도경수의 모습과 겹친다. '순정남'의 계보를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그간 멜로에 출연하지 않았던 도경수에게는 '득'이다.
극 중 섬마을 출신 소년인만큼 검은 피부와 촌스러운 의상이 필수적이었는데, 도경수는 이를 피하지 않고 즐겼다. 검은 피부를 가진 배역을 위해 태닝을 일곱 번이나 하기도 했다고. 이런 변화는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그룹 엑소의 디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모습이라 더 신선했다. 
이 과정을 통해 도경수는 과감히 엑소로서의 세련된 이미지를 버리고, 배역에 빠져 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그는 '순정'을 통해 풋풋한 소년의 이미지와 첫사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했고, 김소현과의 연기를 통해 여배우와도 좋은 '케미스트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최근의 도경수의 행보는 성공적인 '연기돌'로 자리를 잡은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을 떠올리게 한다. 임시완은 아이돌로서의 인기보다 독보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도경수 역시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인 '순정'을 통해 첫 주연작을 선보였고, 독보적인 능력치를 보였다. 그가 '순정'을 통해 얻은 것은 그것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 /eujenej@osen.co.kr
[사진] '순정'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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