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류준열, 진정성으로 '일베 논란'을 잠 재우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2.25 09: 36

 하루 안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영화 '글로리데이'의 제작보고회에서  "나로 인해 영화가 힘을 받을 수 있어 뿌듯하다"는 소감을 표했던 꾸밈없는 청년이 그날 밤엔 "일베(일간베스트)가 아니"라며 서글픈 해명을 해야했다. 한 번 발목을 잡히면 빠져 나오기 쉽지 않은 일베 의혹의 늪. 다행인 것은 당사자의 진정성 있는 해명이 의혹을 더 이상 키우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배우 류준열이 일베 의혹에 휩싸인 것은 지난 24일 한 네티즌의 주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다. 류준열은 과거 개인 SNS에 절벽에 올라가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은 '두부'와 '절벽'이 故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일베의 상징적 언어라며 류준열이 일베(혹은 일베 유저) 라고 주장했다. 
'글로이데이' 제작보고회와 인터뷰 등의 일정으로 바빴던 류준열은 논란이 불거진 당시 직접적인 해명을 할 수 없었다. 대신 소속사는 "일베 유저가 아니며 일베와 무관하다", "당사는 이러한 몰아가기 식의 여론몰이로 진실을 왜곡하고, 배우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이버 범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경찰에 신고하여 최초 유포자를 수색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소속사의 이처럼 단호한 대응에도 네티즌은 의혹을 더 키워만 갔다. 일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두부'와 '절벽'을 사용하게 된 구체적인 해명이 제시돼 있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마침내 류준열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등산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지인이 등반을 하는 사진에 '출근하러 가는 길'이라고 적은 내용을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도 사진을 많이 찍었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지인의 표현을 빌려 글을 썼습니다"라며 "저는 어머니의 두부와 콩나물 심부름을 가끔 했던 아들이었고 두부라는 것은 심부름의 내용의 일부였습니다. 저는 일베가 아닙니다"라고 일베 용어를 썼다는 의혹에 직접적으로 해명했다. 
또 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일베가 아님에도 상처를 받고 있을 많은 팬들이 걱정 되고 또한 제가 존경하는 분이 저의 일베 해명 기사에 언급 되는 것도 속상합니다. 그래도 공인이기 때문에 제가 해명해야 할 부분은 책임을 지고 답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마지막까지도 남아있을 수있는 의혹을 사라지게 하는 진정성 있는 설명이었다.
류준열은 tvN '응답하라 1988'의 성공으로 대세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낸 정환이라는 캐릭터는 그에게 대중의 사랑이라는 달콤한 꿀을 맛보게 했다. 하지만 동전에도 뒷면이 있듯이 인기에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 따랐다. '응답하라 1988'의 종영 당시에도 그가 주인공의 남편으로 선택되지 않은 것에 대해 여러 추측이 뒤따랐었다. 그 중에는 분명 그의 성품이나 인격을 모욕하는 것들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돋보였던 것은 이후의 방송이나 인터뷰 등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조심스럽지만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류준열의 진정성 있는 태도였다. "설마 류준열이.."하고 의혹을 가졌던 이들은 자신의 감정은 솔직하게 표현하되, 다른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이나 원망을 돌리지 않는 류준열의 태도에 마음을 열었고, 그를 지지했다. 이번에도 민심은 비슷하게 작용한 모양새다. 다시 "설마"하고 스멀스멀 올라왔던 의혹은 배우의 진정성 있는 한방으로 조용히 가라앉았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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