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치인트’, 이제 김고은이 아닌 홍설은 없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2.23 09: 55

이제는 김고은이 아닌 홍설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배우 김고은이 원작 캐릭터와의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 외모라는 방송 전 불안한 시선을 연기로 완벽히 돌려세웠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일이 많은 홍설의 갑갑한 상황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중이다.
김고은은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홍설 역으로 박해진과 서강준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홍설은 유정(박해진 분)과 백인호(서강준 분)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인물. 남자 복은 터졌지만 대학생활은 험난하다. 학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를 죽도록 한다. 더욱이 홍설에게 무임승차하고자 하는 대학 선후배, 동기들이 가득 널려 있다.
하루하루 고된 일상에 쓰러지기 일쑤, 그가 다니는 연이대학교에는 홍설을 만만하게 보는 인물들이 가득하다. 때문에 홍설은 말싸움을 해야 하는 일도, 속이 터질 것 같이 짜증나는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순간도 많다. 똑부러졌지만 착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는 성격, 이를 이용하는 주변 인물들의 낯짝 두꺼운 행동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이 같은 홍설의 험난한 대학생활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홍설처럼 멋들어진 남자 2명이 달라붙는 일은 많지 않지만, 홍설처럼 대학 생활 중 숱한 상처를 받았던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있기 때문. 김고은의 애써 분노를 참아서 안타까운 표정 연기, 동네북마냥 이리저리 고생하다가 사랑하는 남자 유정의 위로에 그 순간만큼은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연기가 ‘치즈인더트랩’의 로맨스가 가볍지 않게 무게를 입히고 있다.
자칫 삼각관계 로맨스는 현실성이 떨어지고 판타지적인 요소만 강조돼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수 있는데 김고은의 현실적인 고민이 담긴 홍설 연기는 마치 내 이야기 같은 감정을 야기시키고 있다. 김고은은 ‘치즈인더트랩’에서 말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맞게 뜸을 들이고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못하고 눈치 보기 바쁜 모습을 연기하며, 하나의 감정선도 쉽게 놓칠 수 없는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김고은은 2012년 데뷔 영화 ‘은교’를 시작으로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까지 스크린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로 변신하며 빼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이번이 드라마 첫 작품인 김고은은 원작 만화가 있는 터라 캐릭터와 맞지 않다는 수많은 우려에도 오롯이 연기로 걱정의 시선을 날려버렸다.
배우가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외적인 면보다는 얼마나 캐릭터 분석을 잘하고 몰입하는 연기를 펼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배우가 김고은이다. 결국 작품 전 숱한 설왕설래에도, 제작진이 배우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자신감이 있고 그 배우가 꿋꿋하게 연기를 펼친다면 대중을 설득시키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을 김고은이 연기로 증명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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