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치인트' 김고은·서강준, 박해진한테 그라믄 안 돼~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2.23 06: 52

서강준이 김고은을 안았다. 결국 또 삼각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 13회에서 백인호(서강준 분)는 결국 홍설(김고은)을 안았다. 홍설은 현재 유정(박해진)의 여자친구였고, 유정은 인호와 어릴 적 형제처럼 지냈'었'던 사이다.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는 내용은 여느 드라마에 숱하게 많은 설정이다. 문제될 부분은 없다. 천만원을 갚지 못해서 유정의 아버지를 찾아가 손을 벌리고, 자신을 위협하는 건달들이 행여 홍설과 홍설의 가족에게 해를 끼칠까봐 의도적으로 홍설을 멀리하며 노력했던 백인호다. 그런데 결국, 억눌렀던 감정이 폭발해 홍설을 안고야 말았다.

이를 오롯이 백인호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문제가 있다. 홍설을 안기 직전에 위태한 인호의 마음을 뒤흔들 정도로 애매한 태도를 내비친 것은 분명 홍설 자신이다. 비단 이번 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감정을 어떻게든 눌러보려는 인호의 마음에 자꾸만 불씨를 당기고 또 당긴 것은 홍설이 맞다.
홍설이 연애가 처음이라, 서툴러 몰랐던 걸까. 남자친구인 유정이 인호를 얼마만큼이나 신경 쓰는지 말이다. 회사의 인턴 생활로 시간을 내지 못해서, 홍설의 곁에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 그 곁을 메우고 있는 인호로 인한 불암함을.
'치즈인더트랩'은 원작 웹툰의 로맨스릴러(로맨스+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를 차용해 사랑 받았다.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 유정(박해진 분)은 유일하게 자신의 본모습을 꿰뚫어본 비범한 여대생 홍설(김고은)과 힘겨운 로맨스였다.
신선한 장르와 본 적 없는 유정 캐릭터는 드라마 초반 '치즈인더트랩'의 인기 불씨를 확실하게 지피는데 기인했다. 드라마 시작 전 일었던 캐스팅 우려도 씻겨나갔고, 시청률을 상승세를 탔다.
그런데 지금은 앞선 설정들이 당최 어디로 증발했는지, 그저 흔한 삼각 멜로물이 됐다. 이렇게 또 한 번 (한때) 친구의 친구를 사랑하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인호는 거기서 왜 홍설을 안아야만 했을까.
원작이 있다고 해도, 원작과 같을 필요는 없다. 더욱이 아직 결말도 맺어지지 않은 웹툰 아닌가. 그런데 어찌됐건 지금의 '치즈인더트랩'은 반(半)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사실까지 무색할 정도로 뒷심이 없다. 이렇게 되면, 원작에 없던 엔딩이 어떤 식으로 매듭 지어질지가 염려될 정도다.
'치즈인더트랩'의 초기 설정처럼,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의 로맨스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가 아직은 조금 더 궁금하다. / gato@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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