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육룡’ 명나라 주체, 어서와 ‘킬방원’은 처음이지?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2.23 06: 56

고수는 서로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어쩐지 닮은 듯한 모습의 이방원과 명나라 주체(훗날 영락제)가 드디어 첫 만남을 가졌다. 초면에도 으르렁거리기에 바쁜 두 사람의 모습이 색다른 ‘케미’를 예고하며 ‘육룡이 나르샤’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삼봉 정도전(김명민 분)의 계략으로 명나라 사신으로 보내지게 된 이방원(유아인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자신을 세자로 책봉하지 않는 삼봉(김명민 분)과 이성계(천호진 분)에게 보란 듯이 명나라로 떠나는 이방원의 뒷모습에서 ‘킬방원’다운 패기가 느껴졌다.
이날 이방원은 삼봉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이성계에게 버려질 위기에 처한 참이었다. 이방원은 초영(윤손하 분)과 대질심문을 하게 해달라고 청했지만, 이성계는 “세자가 되겠다는 것이냐. 난 이미 세자를 정했다. 그건 가능하지 않은 욕심이다. 애비가 너에 대한 정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그 욕심 멈추거라”라고 경고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이방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왜 제가 가진 꿈만 욕심이라고 하냐”라며 “소자 이제 당할 수는 없다. 제가 무명이라고 확신하신다면 증명하셔야 할 것이다”라고 반박하며 초영과 대질을 시켜주지 않으면 물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방원의 고집에 넘어간 이성계가 초영과의 대질을 허락했지만,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삼봉의 계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초영이 이신적(이지훈 분)에 의해 죽임을 당했기 때문. 이방원은 다시 도망칠 곳 없는 신세로 전락했고, 이를 이용한 삼봉은 그를 사지가 될지도 모르는 명나라로 내몰았다.
빼도 박도 못하는 위기 상황에도 자신만만한 이방원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그는 “거제 같은 곳에서 5년은 못 있는다”라며 “차라리 명의 사신으로 가서 나랏일을 하는 신하로 죽거나 명황제를 설득하고 1년 안에 금의환향하겠다”라는 뜻을 전했다. 다시는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르지만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도박을 벌이겠다는 것.
마침내 그는 하륜(조희봉 분), 무휼(윤균상 분)과 함께 명나라의 요동성으로 향했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위협적인 표정의 군사들이었다. 조선이 여진족을 받아주기로 한 사실을 들켰기 때문. 숨조차 함부로 내쉴 수 없는 삭막한 분위기에도 이방원은 기죽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포박한 주체를 보며 “너 죽고 싶냐“라며 도발했고, 주체는 단박에 그의 멱살을 잡아채며 ”너 누구냐“고 물었다. ‘킬방원’이라 불릴 정도로 매사에 거침이 없는 이방원의 행동에 기가 막힌 것.
사실 이들이 대립하는 장면은 훗날 호위무사 없이도 술잔을 기울일 만큼 막역한 사이로 거듭나는 두 사람의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이방원을 조선의 왕으로 추인한 것도 주체였으며, 두 사람이 재위했던 기간 동안 조선과 명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지냈다고 전해진다.
위기에 처한 이방원의 앞에 나타난 주체. 과연 이방원의 자신감대로 주체가 그를 금의환향하도록 도울 것인지, 또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육룡이나르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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