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 유아인 폭주 막은 사랑, 왜 이리 설레니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2.17 09: 17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과 신세경이 죽고 사는 것을 따지는 순간에도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가 다 등을 돌려도 단 한 사람, 꼭 내 편이었으면 하는 정인. 두 사람의 애달픈 사랑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유아인과 신세경은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훗날 태종이 되는 이방원과 민초를 대변하는 분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분이는 이방원의 정인으로,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분이는 이방원에게 살아있다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알려준 사람이기도 하다. 분이가 했던 이 말은 이방원이 왕좌에 오르게 하는 근본이 됐고, 이방원은 분이만은 끝까지 자신의 옆에 있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조선이 건국되고 이방원과 정도전(김명민 분)이 등을 돌리면서 분이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분이는 앞으로 어느 편에 설 것이냐며 선택을 하라고 하는 이방원과 정도전 사이에서 거듭 갈등을 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방송된 40회에서 조직원이었던 17살 아이가 죽게 되자 크게 마음을 먹고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았다. 하지만 이방원과 정도전은 분이의 애원에도 각자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분이는 조직원이 가져온 정도전의 거래 문서와 이방원의 행적이 담긴 문서를 꺼내 보이며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정도전은 분이의 뜻을 받아들여 조직원들이 반촌으로 떠날 수 있게 했다. 이에 분이는 무척 기뻐하며 이방원에게 문서를 건넸다. 하지만 이방원은 "다시는 그런 가짜로 장난치지마"라고 하며 분이의 말이 거짓이었음을 밝혔다. 이미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분이를 위해 모르는 척 했던 것. 그리고 그는 "짐승의 마음으로 살고 있는 내가 아마도 인간이었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이니까 잠시 인간처럼 굴고 싶었던거지"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만큼 이방원에게 분이는 특별한 존재하는 의미다.
앞서 이방원은 분이가 대군 마마에 안주하면 안 되냐고 물었을 때 울분을 터트리며 제발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정도전에게 등을 돌린 순간부터 감정은 꾹꾹 눌러담은 채 한 발 한 발 자신의 계획을 실행해가던 이방원이기에 이 같은 애원은 그가 분이를 얼마나 애틋하게 생각하는지를 깨닫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분이를 사랑하지만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야망을 위해 칼을 겨눠야 하는 그의 처절함은 안타까움을 배가시키며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이방원이 정도전을 죽이고 태종이 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역사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결과를 모두 다 알고 '육룡이 나르샤'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재미가 반감이 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분이와 같은 가상 인물이 있기 때문이다. 대의를 위해, 왕이 되고 싶은 욕망을 위해 정도전과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방원이 분이 앞에서만큼은 과거 순수했던 성정을 드러낸다는 것이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그리고 이는 피 튀기는 정치판의 긴장감을 완화시키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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