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형돈 빠지고 성주도 가고..MC계 비상사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2.17 07: 56

예능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형돈의 잠정적인 활동 중단에 이어 김성주도 잠깐의 휴식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정형돈과 김성주는 각 방송사 간판 프로들을 이끄는 특급 MC의 대명사들. 과거 선동열과 이종범을 일본으로 보낸 해태 김응룡 감독이 했던 말대로 '형돈 가고 성주마저 떠난' 것이 요즘 방송가다.
어느새 예능 대표MC로 떠오른 방송인 김성주에게 휴식은 경쟁력이다. 아무리 베테랑이라 할지라도 피로하면 실수가 잦아지고, 실수가 잦아지면 그 잘못을 수정하느라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상파와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김성주에게 건강 적신호가 켜졌다. 물론 극심한 상황은 아니다. 김성주의 소속사 측 관계자는 김성주가 모든 프로그램 녹화 중단을 하는 것은 아니라며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무리하게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피로가 많이 쌓이게 돼 휴식을 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는 간혹 벌어지는 잠깐의 이별이 익숙해져야 할 때다. 앞서 방송인 정형돈도 MBC 예능 ‘무한도전’을 벗어나 치료를 위한 장기 휴가를 떠났다. 그가 11년가량 함께 한 ‘무한도전’을 잠시 떠나 비로소 장기 휴가를 떠나게 된 셈이다.
앞으로의 10년, 그 이상을 위해 계속 달려가고 있는 ‘무한도전’인데 제작진과 출연진이 때때로 길지는 않더라도 정기 휴가를 다녀올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것. 정형돈의 활동 중단은 신변상의 이유로 휴가를 떠나는 제작진과 출연진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보내주기 위한 연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과 멤버들 역시 다시 그와 함께 할 그날을 기약하며 건강 회복을 바라고 있다.. 정형돈이 잠시 ‘무한도전’을 떠난 것은 그만큼 그가 건강 회복이 강력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성주의 소속사 티핑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16일, "김성주가 피로 누적으로 약 3주간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성주는 연말부터 현재까지 프로그램들을 계속 해 오며 피로가 쌓였고, 건강 문제로 잠시 휴식기를 가질 계획. 라디오 측에서도 이와 같은 김성주의 상황을 배려해 약 한 달 간의 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행히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앞서 정형돈의 활동 중단, 그리고 전현무의 휴식 등의 소식을 접해왔던 대중은 다시 한 번 철렁하는 가슴을 부여잡아야 했다. 연달아 이어지는 예능인들의 건강 적신호 소식에 김성주까지 더해져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앞서 정형돈은 오랫동안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해지면서 모든 출연 프로그램에서 잠정 하차,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정형돈의 복귀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어 그의 복귀 시점이 언제 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현무도 건강상의 이유로 진행하던 라디오를 이틀 동안 진행하지 못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성대결절을 진단받은 그는 방송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때문에 쉽사리 휴식을 결정하지 못했고 스케줄을 이어오다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이렇듯 적신호가 켜진 예능인들의 건강 상태가 유독 안타까운 것은 매주 대중을 만나야 하는 예능인들의 고충을 제대로 보듬어주는 '복지'가 없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에서도 잠깐 언급됐듯, 예능인들은 프로그램의 특성상 매주 시청자들을 만나야 한다. 드라마에서 열연하는 배우들은 한 작품이 끝나면 휴식을 가질 시간이 주어지지만 예능인들은 폐지라는 '불명예'를 누리지 않기 위해 매주 녹화에 임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피로 누적은 예능인과 떼놓을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자리를 비우면 다른 스태프들에게 민폐가 된다는 미안함과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 등이 예능인들의 휴식을 쉽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예능인들을 위한 복지 제도가 마련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웃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이들이 자신들의 건강 걱정을 하지 않고 마음껏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 trio8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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