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동상이몽', 아들아…엄마도 사람이란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02.16 06: 58

엄마도 사람이다.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고, 무거운 짐도 혼자 거뜬하게 들 거 같지만, 아들이나 남편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사람이다. 혼자가 되면 외롭고, 상처를 입으면 아픈, 그런 사람.
집안일을 홀로 감당하거나, 집안 누구와도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버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부디 '엄마는 여자보다 강하다'는 말로 그들의 깊은 속앓이를 모른 척 해서는 안 된다.
지난 15일 시간대 변경 후 첫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시시때때 감정의 기복이 큰 변덕쟁이 엄마와 갈등을 빚는 고등학교 2학년 진재욱 학생이 출연해다.

지나치게 업다운이 심한 엄마의 초반 모습에 MC를 비롯한 전 출연진은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돌연 화를 내고, 소고기를 먹자고 불렀다가 5점도 채 먹기 전에 윽박지르며 쫓아내는 모습은 제3자가 봐도 분명 이상할 노릇이기 때문에다. 인터뷰를 응했다가도 거절을 반복해, 제작진을 당황케 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이유는 후반부에야 드러났다. 갱년기에 접어든 엄마가, 자신을 남보다 더 못하게 대하는 아들 셋과 남편에게 못내 서운했던 것. 설거지와 쓰레기 처리에 관심조차 없는 4명의 남자들의 무관심 속에 엄마의 가사 노동은 끝도 없이 계속 됐다.
단순히 '변덕쟁이'로 치부됐던 엄마는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다. 힘든 시기다. 딸이 있는 엄마들은 좀 낫겠지 싶다"며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로움을 눈물로 호소했다. 화면에 등장한 엄마의 눈물에 비로소 셋째 아들은 오열했다. 블락비 피오, 이엘리야 등도 눈물을 글썽였다.
사실 '엄마'라는 단어는 그 자체 만으로 많은 이들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이날 역시 여러 패널과 방청객들, 그리고 시청자들이 '엄마'에 대한 미안함이 생겼을 터. 하지만 정작 또 다시 자신의 엄마와 마주한 순간에는 이를 망각할 가능성이 짙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다.
쉼 없이 웃고 울게 했던 이날의 '동상이몽'은, 방송이 아니면 미처 보지 못했을 화면 속 리얼한 가족의 일상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 gato@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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