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EXID의 첫 콘서트가 눈물로 물든 이유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2.15 07: 03

멤버들은 울고 또 울었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우울해진 것은 아니었다. 멤버들도,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도 서로 더 응원하고 용기를 주는 모습이었다. 데뷔 후 처음 여는 콘서트라는 점도 감회가 새로웠겠지만, 걸그룹 EXID의 경우 워낙 많은 우여곡절 끝에 대세로 올라선 만큼, 지난 4년간의 모든 순간이 스쳐가는 듯 했다.
EXID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첫 번째 단독 미니콘서트 'EXID's LEGGO SHOW'를 개최했다. 500석 규모의 이번 콘서트는 EXID에게도 팬들에게도 분명 특별한 의미였다. 지난해 내걸었던 1위 공약으로 이뤄지게 된 공연. EXID는 그동안 그들의 곁에서 꾸준히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세심하게 마음을 썼다. 물론 멤버들 서로에게도 속내를 털어놓고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날 EXID는 현재 다섯 멤버의 데뷔곡인 '아이 필 굿(I Feel Good)'부터 지금의 EXID를 만들어준 '위아래', 히트곡 '아예', 그리고 '핫핑크(HOT PINK)'까지 다양한 무대를 꾸몄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떼창'. 여성 팬들도 상당했지만 특히 남성 팬들이 군가를 부르듯 단체로 따라 부르며 응원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EXID가 떼창이 안 되는 곡이라고 말했던 '매일밤'까지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이번 미니콘서트는 팬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EXID는 팬들과 좀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라디오 형식을 차용, 팬들의 사연을 받고 직접 읽어주며 고민 상담을 해줬다. 누구보다 팬들에게 친근한 언니, 누나, 동생이 돼줬다.
특히 멤버들 역시 서로에게, 팬들에게 편지를 써서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LE는 편지를 통해 멤버들에게 고마운 점과 우려했던 것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일단 너무 고맙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항상 긍정적인 우리가 너무 좋다"라면서, "'위아래'가 역주행하기 싫어하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이 많았고, 처음이라는 환경 탓인지 때로는 너무나 예민해져서 서로에게 상처주고 받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참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우린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이해하고 대화하면서 1년을 너무 잘 보내온 것 같다. 딱 지금처럼만 변하지 말고 함께하자"라고 말했다. 특히 혜린과 정화는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하니도 "4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함께해온 모든 그대들에게"라면서 "미안하다. 내가 참 많이 부족하다. 모든 게 처음이라서 잘해내지 못했다. 어떨 때는 생각 없이 뱉은 말로, 어떨 때는 둔해서 상처를 주기도 했다. 그런 부족함에도 내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니는 "즐거우면 됐다고 주문을 걸기도 했지만, 우리의 4년은 어떻게 보면 힘들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세상의 무관심, 평가들. 하지만 함께여서 행복했다. 지치지 않고 날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 많은 꿈을 꾸고 있다. 우리의 꿈들로 함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여 팬들의 함성을 이끌어냈다.
하니의 편지에서 데뷔 후 4년 동안 멤버 교체 등 이들이 겪었던 우여곡절과 견디기 힘들었을 시간, 그리고 모든 것을 견뎌내고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처음부터 그들을 응원해준 팬들도, 멤버들도 힘들고 기뻤던 4년을 추억하며 눈물을 보인 것이다. "울지마"를 외치는 팬들과 그들의 응원에 더 따뜻한 눈물을 흘리던 멤버들 모두 서로에 대해 더 애틋해진 듯 보였다. 팬들과 멤버들에게는 더 없이 소중하고 귀중한 보물 같은 두 시간이었다. /seon@osen.co.kr
[사진]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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