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그래 그런거야', 유쾌한 김수현표 가족극이 왔다 [종합]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2.13 21: 52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 표 가족극은 역시 남달랐다.
1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1회에서는 할아버지 유종철(이순재 분)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캐릭터 소개가 펼쳐졌다.
이날 종철은 아침부터 내복 바람으로 국민 체조로 아침을 시작했다. 그러더니 그는 숙자(강부자 분)를 깨워서는 같이 체조를 하자고 권했고, 이 체조 음악 소리에 셋째 며느리 혜경(김해숙 분)은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혜경은 반복되는 생활과 끝없는 집안일에 이미 지쳐버린 상태.

하지만 이런 혜경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셋째 아들 세준(정해인 분)이다. 세준은 취업은 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는 상황임에도 늘 느긋하기만 하다. 또 세준은 부산 왕복 대리운전 아르바이트 때문에 제사에도 빠지겠다고 말해 혜경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남편인 재호(홍요섭 분)는 "알았어"라고만 하고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
숙자의 이복 동생 숙경(양희경 분)은 사돈인 태희(임예진 분)를 만나 커피숍을 방문했다. 태희의 딸 지선(서지혜 분)은 결혼 두 달만에 미망민이 된 상태. 이에 태희는 숙경에게 "자그만치 5년이다"라며 딸을 걱정했다. 하지만 지선은 엄마 태희의 걱정과는 달리 시아버지 민호(노주현 분)와 부녀지간처럼 살갑게 지내고 있었다.
태희는 숙경에게 "과부 며느리와 혼자가 된 시아버지가 같이 사는 것이 수상하지 않겠냐고 친구들이 그런다"며 "피가 거꾸로 솟구친다. 친구들 전화 다 끊었다. 꾸역꾸역 참아넘기느라 용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태희는 "지선이에겐 말도 못했다. 이런 말 하면 걔 저 경멸한다"며 숙경에게 비밀을 당부했다. 하지만 숙경은 제사에서 식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 집안을 발칵 뒤집어놨다.
종철의 둘째 며느리 명란(정재순 분)은 건망증으로 고생을 했다. 남편 경후(송승환 분)은 이런 명란에 매일 화를 내기 일쑤. 또 경후와 명란의 딸 소희(신소율 분)는 남자가 무서워 결혼 못하겠다며 결혼 걱정을 했다.
이날 '그래 그런거야'는 첫 방송부터 김수현 작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감성적이며 때로는 거침없는 표현력을 고스란히 담아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현재를 대표하는 개성 강한 캐릭터와 시대를 아우르는 주제의식도 볼 수 있었다.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통해 꿈을 이루려는 아들과 여성들이 느끼는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 온갖 일에 다 참견하는 엄마에 맞서는 딸의 이야기 등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공존, 현실감을 높였다.
이순재, 강부자, 양희경, 노주현, 송승환, 정재순, 홍요섭, 김해숙, 임예진, 김정난 등 걸출한 배우들은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줬으며, 서지혜, 신소율, 윤소이, 조한선, 정해인, 남규리 등도 부족함 없는 연기롤 극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래 그런거야'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줄 정통 가족드라마로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3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린다. /parkjy@osen.co.kr
[사진] '그래 그런거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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