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설 파일럿 예능, 아이돌 없인 못 살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6.02.11 12: 54

1년 내내 국내외를 오가며, 연말에는 시상식 시즌으로 바쁘게 활동하는 아이돌이지만, 설 혹은 추석 명절에도 누구보다 바쁜 아이돌이다. 명절에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아육대'부터 노래 경연, 그리고 '몸짱'이 되는 일까지 모두 아이돌이 소화해야 할 몫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휴먼을 강조해 호평받은 프로그램도, 진부한 포맷이지만 재미와 감동으로 승부를 본 사례도 많아졌다. 길었던 연휴만큼 많은 프로그램이 방송된 가운데, 종횡무진 프로그램을 오가는 아이돌의 바쁜 일정이 돋보였다. 시청률 1위, 호평과 상관없이 명절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에서 아이돌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고치였다.
명절 연휴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중 빠질 수 없는 인기 포맷은 단연 노래 경연이다. MBC '복명가왕'이 지난해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다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정규편성된 것처럼, '듀엣가요제'를 시작으로, KBS 2TV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SBS '판타스틱 듀오', '보컬전쟁:신의 목소리' 등 올해도 많은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EXID의 솔지는 지난해 '복명가왕'에 이어 올해도 '듀엣가요제' 등에서 활약하며 아이돌 활용의 좋은 예시가 됐다.

하지만 음악 경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명절 연휴에 방송되는 대부분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아이돌 스타들이 무리하게 활용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번 설 연휴만 보더라도 아이돌 출연이 없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청률, 평가와는 관계없다.
일단 MBC의 명절 단골 프로그램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처럼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 꽤 많았다. KBS 2TV는 일단 아이돌의 특성을 살리며 음악 경연으로,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을 편성했다. 또 '대한민국 아이돌의 본분은 무엇일까요?'를 내세우면서 '본분 금메달'을 편성했는데, 무허가 몸무게 공개로 걸그룹 멤버들을 성 상품화했다는 논란에 시달려야했다.
SBS는 '아육대'와 비슷한 대결 포맷의 '사장님이 보고 있다'를 론칭했다. 신선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이돌이 소속사 대표와 함께 출연해 최고의 아이돌로 뽑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마냥 재미있지만은 않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아이돌의 잦은 출연과 비슷한 콘셉트를 식상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 '아육대'처럼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 아이돌 스타 한 두 명은 등장하며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겹쳐 보였다는 것이다. '머슬퀸'이 되기 위한 도전에도, '형제'와의 여행에도 아이돌 스타들이 빠질 수 없었다. 직접 나서지는 않아도 패널로 자리를 채우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소위 말해 요즘 '잘나가는' 아이돌 스타들의 경우 설 연휴 동안 매 시간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출 정도다. 비슷한 포맷의 같은 출연자들은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 가져야할 신선함을 한없이 떨어트렸다.
결국은 역시 설 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에서 예능인들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는 건 아이돌이었다. /seon@osen.co.kr
[사진]SBS, MBC,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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