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KBS 예능이 또? 망친 명절 장사 어쩌나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2.11 11: 40

또 죽 쒔다. 이번 설 대목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줄지어 부진한 성적을 냄으로써 KBS는 상반기 예능 전쟁에서도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KBS는 이번 설에 총 다섯 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우리는 형제입니다’, ‘머슬퀸 프로젝트’, ‘언금술사’, ‘본분금메달’로 ‘언금술사’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이 아이돌 위주로 기획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화제성과 비주얼 측면에서는 기대를 충족시켰을지 몰라도, 시청자들이 원했던 재미와 감동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기존의 포맷을 이용한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의 신선한 포맷과 아이디어가 요구됐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물은 정규로 편성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먼저 공개된 것은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포맷을 이용한 프로그램으로 파일럿이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신나는 무대가 주는 흥겨움과 아이돌의 가족이나 지인들이 모인 만큼 잔치라는 의미를 부각시켰지만, ‘명절용’이라는 말이 적절할 듯하다.
이어서는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방송됐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스타들과 실제 형제사이의 일상을 관찰하며 바빠진 생활 속에서 서로 소홀해지며 대화가 줄어든 형제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되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며 그 안에서 형제의 의미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EXID 하니 남매, 공승연·트와이스 정연 자매 등 평소에 만날 수 없었던 형제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과 리얼한 대화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그나마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머슬퀸 프로젝트’다. 8명의 여자 스타들이 국내 최고 머슬 트레이너들에게 운동법을 배워 이를 토대로 ‘머슬 바디 퍼포먼스‘ 공연을 펼쳐 대결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운동 노하우를 제공했지만, 가족 단위의 시청자들이 주를 이루는 시간대인 만큼 일부 공연의 선정성이 지나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었다.
반면 ‘언금술사’와 ‘본분금메달’은 독특한 포맷을 앞세웠다. ‘언금술사’는 각계 분야에서 자타공인 인정받은 최고의 입담꾼들이 영화, 스포츠, 다큐 등 익숙한 콘텐츠를 새롭고 코믹하게 중계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자극했지만, 채널을 고정시킬만한 포인트가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한 ‘본분금메달’은 여성 아이돌들의 몰랐던 매력을 깨우쳐 준 한편, 무허가 몸무게 공개로 이들을 성 상품화했다는 때 아닌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예능은 예능이니만큼 웃음을 주는 한편, 정규로 편성된다면 다소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정과 보완이 필요할 듯하다.
현재 KBS는 ‘해피선데이’의 ‘1박2일’과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제외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례적으로 명절에 선보인 파일럿 프로그램 중 두각을 드러낸 것들은 정규로 편성되지만,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모두 부진한 성적을 냈던 KBS는 이를 두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과연 어떤 프로그램이 살아남아 다시 시청자들과 만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OSEN DB,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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