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리멤버' 남궁민, 악역인데 왜 더 보고싶지?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2.11 09: 56

이젠 사소한 행동 하나도 허투루 볼 수가 없다. 그룹 후계자가 되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발 아래로 생각하던 남궁민이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이제 종영까지 단 3회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그가 얼마나 극악무도해질지 긴장되는 순간이다.
남궁민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극본 윤현호, 연출 이창민, 이하 '리멤버') 에서 일호그룹 후계자 남규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이 남규만은 4년 전 발생한 서촌 여대생 살인 사건의 진범인 동시에 온갖 악행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안하무인이다.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되거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을 하는 이가 있다면 곧바로 응징을 하고 마는 일명 '분노조절장애 찌질이'다.
남규만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목숨까지 잃은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분)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서진우(유승호 분)는 현재까지도 이 남규만을 무너뜨리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서진우의 기억 장애 증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극은 늘 위태롭기만 하다. 특히나 시청자들은 17회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죄를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기만 한 남규만이 하루라도 빨리 죄값을 치르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서진우의 모습은 답답함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남규만 역의 남궁민이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무한 애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남규만이 법정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남궁민에게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웃고 있다가 갑자기 표정을 싸늘히 굳힌다거나 생각지도 못했던 말이나 행동을 하는 등 남궁민은 남규만이라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남규만에게 이를 갈고 있는 곽형사(김영웅 분)가 지어준 '분노조절장애 찌질이'라는 수식어는 방송 때마다 회자될 정도.
그리고 지난 10일 방송된 '리멤버' 17회에서 수감된 박동호(박성웅 분)을 만나는 장면 역시 예상치 못한 재미를 선사했다. 남규만은 "니가 이 자리에 앉아 있게 될 것"이라고 하는 박동호에게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거냐"며 어이없어 했다. 하지만 박동호가 매서운 눈빛으로 "진우가 너를 죽일 것"이라고 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자 남규만은 분노를 참지 못하더니 박동호의 사투리를 따라하며 "내가 먼저 죽일거다"라고 했다. 그러고는 "여기 어떻게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이렇게 남규만이 제 분을 못 이겨 내뱉는 한 마디와 행동들은 지금까지의 악역들과는 다르게 무겁게 흘러가는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 역시도 남궁민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 소름돋는 눈빛으로 상대를 잡아먹을 듯이 으르렁거리다가도 이내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는 남궁민의 활약은 남아 있는 3회 동안에도 계속될 전망. 이제는 뭘해도 무섭기만 한 남궁민을 위기에 빠진 서진우가 제대로 응징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리멤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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