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애인' 공형진, 연기 잘해서 더 밉상된 아이러니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2.08 08: 13

연기를 잘 할수록 시청자 미움과 분노는 더 쌓여만 간다. ‘애인있어요’ 공형진이 그렇다. 매회 명품 악역 연기로 드라마 분위기를 고조시키다 보니 '천하에 죽일 X' 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시청자 원성이 배우에게는 곧 칭찬이자 기쁨이니 역설이고 아이러니다.
연기의 달인 공형진이 SBS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에서 엄청난 내공으로 악역 포스를 내뿜고 있다. 극중 천년제약 대표이사 민태석 역을 맡는 그는 주인공 남녀 지진희와 김현주 커플을 끝까지 괴롭히는 악당으로 출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이는 극강 연기력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키는 중이다.
지난 7일 방영분에서는 천년제약의 회장 최만호(독고영재 분)에게 배신을 받아 폭주하는 민태석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민태석은 과거 의료납품업체에 근무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최만호 회장과의 거래가 끊긴 후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다리다가 추위에 동사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털어놨다. 눈물을 흘리며 울분을 토해내는 민태석에게 숨겨진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하지만 민태석의 악행은 계속 이어졌다. 민태석은 한강에 투신하며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듯 보였다. 부인인 최진리(백지원 분)에게 “잘 지내다가 당신은 천천히 와.”라는 유서를 남겼고, 자신을 버린 최만호 회장에게는 “제 아버지처럼 저도 죽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수무강하십시오.”라는 섬뜩한 문자를 보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민태석의 속임수였다. 민태석은 제 죽음을 자살로 위장해 도주한 상태로 자신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며 태연하게 웃어 보이는 뻔뻔한 면모를 보였다.
이처럼 공형진은 민태석의 아버지와 최만호 회장 사이에 감춰진 사연을 밝히는 극적인 상황을 절제된 감정 연기로 표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공형진은 천년제약을 손에 넣기 위해 그간 저질렀던 악행 속 민태석의 이야기를 처절한 눈물로 표현할 뿐 아니라 자살을 가장한 채 도망치는 악한 모습까지 완벽하게 그려내며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를 완성했다.
한편,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mcgwire@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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