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쌍천만 배우도 부담감은 있더라[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2.04 14: 20

지난해는 '황정민으로 시작해 황정민으로 끝났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것이 영화 '국제시장'이 2015년 초, 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지난해 첫 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고 '베테랑'으로 여름 시장을 흔들었으며 '히말라야'로 한 해를 화려하게 마무리 했다.
덕분에 '쌍천만 배우' 수식어를 달게 된 황정민은 명실공히 '국민 배우'. 했다 하면 대박을 터뜨리니 국민 배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새해에는 강동원과 함께 호흡을 맞춘 영화 '검사외전'을 통해 설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개봉 전부터 호평의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개봉 첫날 53만 명이라는 어마무시한 스코어를 기록했으니 이번 역시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흥행의 대명사가 된 황정민에게도 부담은 있단다. 그것이 원톱 영화이든, 혹은 멀티 캐스팅의 영화이든 황정민은 늘 부담감 속에 영화 촬영에 임한다고 했다. 어찌보면 이 '변치 않는' 부담감이 지금의 황정민을 있게 해 준 것일수도 있다. 역할의 크기와 상관없이, 부담감 속에 오롯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사외전' 속 황정민의 롤은 예상 외다. 감옥에 갇힌 누명을 쓴 검사가 사기꾼을 이용해 누명을 벗으려하는 내용이다보니 교도소에서 출소,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기꾼, 즉 강동원의 캐릭터가 더 부각됨은 사실이다. 
하지만 강동원의 캐릭터가 이렇게 빛날 수 있었던 건 황정민의 변재욱이 강동원의 캐릭터를 묵묵하게 뒷받침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황정민이 깔아놓은 판에 강동원이 뛰어 노는 모습이다. 역할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임하다보니 자신은 물론 상대 배우까지 돋보이게 만드는것, 이게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다. 
- 다음은 황정민과의 일문일답.
▲ '검사외전'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 대본 자체가 쉽게 재밌게 잘 읽혀졌다. 의미를 부여하는 영화들도 있는데 그것말고 아무 생각 없이 쉽게 훅 읽을 수 있는 작품들도 있지 않나. 그래서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히말라야'가 주는 효과가 컸던 것 같기도 하다. '히말라야'를 촬영하면서 몸이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는데 이런 것들을 이 영화로 마음을 푼다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들이 좀 있었다.
- 강동원과 처음 호흡을 맞춰봤는데 어땠는지.
▲ 까칠하게 굴지 않고 유연하게 잘 넘기는 스타일이었다. 어떻게보면 내가 까칠하다(웃음). 강동원은 수더분하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을 받아들일 때 한발짝 물러나서 볼 수 있는 성격을 지닌 것 같다. 그건 천성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그리고 강동원과 작업을 하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얼마 전에 레드카펫 행사를 갔는데 그렇게 많은 팬들이 모여 있는 건 처음이었다. 
- 매번 작품을 하면서 부담감은 없나. 
▲ 부담감은 늘 있다. 내가 해야 될 몫들이 있지 않나. '아수라'처럼 여러명이 나온다고 해서 '내가 해야 될 몫은 이것밖에 없어' 이건 아니다. 전체적으로 극 안에서 내가 포지셔닝을 해야하는 게 분명히 있는 거다. 하지만 당연히 나 혼자서 오롯이 관객분들하고 마주할 때가 부담이 크긴 하다. 
- 후배인 강동원한테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다. 
▲ 내가 한치원 역할을 할 수는 없지않나(웃음). 나는 역할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재욱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당연히 대본을 보면 치원 캐릭터가 어떻게 될지 알아서 잘 하는 애가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역할이 좋으니까. 강동원이 한다고 해서 박수를 쳤다. 
-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힘들지는 않은가.
▲ 체력적으로 힘든지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일하는 게 재밌다. 일적인 면에 있어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스스로 이건 아니다 생각이 들면 대중들이 '얘 어디갔지' 그렇게 생각하실 날이 오겠지.
- 후배 강하늘, 박정민에게 칭찬을 잘 안해주는 스타일이던데.
▲ 배우에게는 쓴 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까 외로운거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은 나쁘지만 한번쯤은 고민할 시간이 생긴다. 평소에 댓글을 안보는 편이긴 한데 어쩌다보면 '너 그만 나와라', '지겹다', '연기 똑같다' 이런 댓글이 있다. 나는 전혀 똑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뭐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걸까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엔 어떻게 하면 안 똑같을까 생각하면서 다른 작품을 고를 수도 있는거고 캐릭터 중심으로 관객과 소통해봐야겠다 생각하는 등 그런 고민을 하게 된다.
- 차기작으로 류승완 감독 '군함도'를 결정했다.
▲ '베테랑' 전부터 이야기를 해왔던 작품이다. 영화배우로서도 중요하지만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해야하는 의무감을 가지고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잘 준비해보려고 한다. '오케피' 공연이 2월 말에 끝나면 군함도 가서 취재도 하고 그럴 예정이다. 자료 조사 하고 직접 눈으로 가서 볼 계획이다. 당시 살던 분들도 취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흑백논리가 아닌 정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trio88@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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