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해피엔딩’ 정경호, 잔망스러운 남자 같으니라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2.04 11: 38

 배우 정경호가 코믹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감칠맛 나는 연기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던지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은 삼십대 중반을 바라보는 1세대 전 걸그룹과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게 된 돌싱남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드라마에서 연예부 기자 송수혁 역을 맡은 그는 능청스러운 대사처리, 얄미운 표정, 느닷없이 터뜨리는 몸 개그 등으로 코믹연기의 새 맛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5회에서 그의 연기가 웃음을 유발했는데 술에 취해 한미모(장나라 분)에게 뽀뽀를 하려고 다가가다 갑자기 잠에 든 모습이나,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잘생기고 차분한 이미지를 버리고 웃음 사수를 위해 제대로 망가지기로 한 듯 보인다.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파일 정도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을 흘리거나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대사를 치는 모습이 참으로 잔망스럽다.
이날 미모의 집을 찾은 해준(권율 분)을 보고, 질투심에 불타 두 사람을 적극적으로 훼방하는 수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수혁은 해준이 미모의 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집에서 튀쳐나와 “나 안 보고 싶었어? 오늘 내가 기똥찬 요리를 하려고 하는데 둘 초대할까?”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나 해준이 단호하게 돌아서 들아가자, 수혁은 “오늘 달이 밝다”고 문자를 보냈고 이어 미모의 집 초인종을 누르며 방해해 웃음을 줬다. 결국 집안으로 들어가 폭탄주를 제조하며 둘 사이를 방해하는데 성공했다.
거나하게 취한 상태에서 미모를 찾고, 자연스럽게 동작을 바꾸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웃음 짓게 만든다. 왜 이제야 코믹 연기를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소질을 보이고 있다. 평소 무뚝뚝하고 유머도 던지지 않는 성격이라지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변신을 하는 것이다.
2004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같은 해 방송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이어 ‘개와 늑대의 시간’ ‘그대, 웃어요’ ‘무정도시’ 등을 통해 연기력을 쌓아왔다. 지난해에는 ‘순정에 반하다’를 통해 세계 최대 금융사 투자 전문가 역을 소화했다.
철저히 계산된 연기를 바탕으로 극을 이끄는 정경호의 개성이 엿보인다. 과장된 듯한 표정연기는 오랜 활동을 통해 얻은 훈련의 결과이다미모를 사이에 놓고 해준과 팽팽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수혁을 앞으로 그가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purplish@osen.co.kr
[사진]‘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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