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연예산책]왜 황정민의 선택은 언제나 옳은걸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2.04 07: 23

이번에도 또 터졌다. 배우 황정민이 2016년 설 연휴 극장가를 꽉 움켜쥐고 출발했다. 대한민국 최고 꽃미남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코믹액션 '검사외전'을 갖고서다. 황정민X강동원이란 환상의 조합 앞에 중국 냄새 짙게 나는 할리우드 대작 '쿵푸팬더3'는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사 외전'은 3일 하루 동안 무려 52만 5636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평일 개봉 기록으로는 대박 스코어다. 극장가 최대 대목인 설 연휴가, 그것도 아주 길게 기다리는데다 강력한 경쟁작 수가 예년보다 적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벌써부터 천만 돌파가 예상되는 분위기다. 
이로써 황정민은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에 이어 4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뮤지컬 '오케피'까지 끼워넣으면 '흥행불패' 황정민이다. 2016년 역시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그가 주연을 맡은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대기중이다. 2015년 극장가의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은 모두 황정민이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검사외전'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수감된 검사 재욱(황정민 분)이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해줄 수 있는 치원(강동원 분)을 만나게 되면서 복수를 준비하게 되는 유쾌한 범죄오락영화다. 가볍게 보면서 크게 웃을수 있는 스토리에 황정민의 농익은 연기와 강동원의 감칠맛 매력을 더했다. 설 대목 영화로는 최고의 종합선물세트다.
황정민처럼 다작을 하는 배우가 출연작 모두에서 흥행과 호평,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이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인물이 또 황정민이다. 2014년 막을 올린 '국제시장'이 본격적으로 롱런 가도를 달린 게 지난 해 1월이고 뜨거웠던 여름대전에서 '베테랑' 천만으로 우승하더니 연말 '히말라야'로 800만을 모았다. 
그뿐일까. 그가 연출 및 주연을 맡고 아내 김미혜씨(샘컴퍼니 대표)가 제작한 뮤지컬 오케피는 연말연시 공연 때 연일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가장 크게 인식 시켰던 사건은 2005년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 당시 벌어졌다. 황정민은 이 시상식에서 "솔직히 항상 사람들한테 그런다.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왜냐하면 60여명 정도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놓는다.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내가 다 받는다. 그게 죄송스럽다"는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수상 소감으로 이를 지켜 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후 황정민이라는 배우는 진정성의 상징이 됐다. 그가 맡은 역할들도 그랬다. '너는 내 운명'의 시골 노총각은 물론이거니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엉뚱한 사내, '신세계'의 잔혹하지만 의리있는 대장 등. 그가 맡은 캐릭터들은 악하거나 선하거나 상관없이, 늘 미워할 수 없는 1%의 인간미가 있었다. 
황정민은 얼마전 JTBC '뉴스룸' 출연에서 "나는 좀 정직한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지지만, 그 인물이 정확하게 진심으로 소통이 가능할 때 그 때 희열과 쾌감을이루 말할 수 없다"며 "거짓말하지 않는 연기를 해야한다. 진심으로하는 게 연결고리가 있다. 나는 정말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자신만의 연기 철학을 밝힌 바 있다. 그의 이 같은 마음가짐은 매 배역마다 고스란히 담겨 자꾸만 관객을 설득한다. /mcgwire@osen.co.kr
<사진> '히말라야' '국제시장' '베테랑' 스틸 및 '오케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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