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잭 블랙, "I♥Korea"보다 더 빛났던 슬랩스틱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6.02.02 16: 02

 "두 유 노우 싸이?(Do you know Psy)", "두 유 라이크 김치?(Do you like Kimchi)". 어느새부턴가 해외 스타들의 인터뷰를 지켜보는 한국 팬들은 이런 질문들에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표현을 쓴다. 한국을 찾은 해외 스타를 환영하기 보다, 그에게서 우리의 존재감을 찾고자 하는 어떤 종류의 콤플렉스가 낯뜨거움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타들은 "한국을 사랑한다"거나 "김치를 즐긴다" 등의 이야기로 화답하며 적절한 팬서비스를 하지만, 말하는 이도 듣는 이도 예의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0일과 21일 이틀간 이뤄진 잭 블랙의 내한은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의례적인 형식을 깨는 것이라 의미가 깊었다. 특히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은 신의 한 수라 할 만 했다. 
잭 블랙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무한도전'에 출연해 열과 성의를 다한 모습으로 국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방송에서 그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해왔던 특유의 몸개그들을 모두 소화하며 세계적인 스타답지 않은 소탈함을 보여줬다. 

머리에 스타킹을 쓰고 촛불을 불거나 물공 헤딩을 하고, 베개 싸움을 하는 할리우드 스타가 나올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잭 블랙은 '무한도전'의 예능 학교 과정을 몸소 수료했고, 이는 '역대급' 재미를 만들었다. 
잭 블랙의 남다른 열정은 2일 그의 '무한도전' 출연이 노개런티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쿵푸팬더3'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잭 블랙의 '무한도전' 출연에 대해 "논의 단계부터 출연료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잭 블랙과 '무한도전' 측이 출연 논의를 오래 한 것으로 안다. 스케줄 조정 때문에 오래 전부터 논의를 해왔다. 그 단계 때부터 출연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오고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당연하게도, 잭 블랙은 '쿵푸팬더3'의 홍보를 위해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그리고 효과는 만점이였다.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 10년 역사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를 만들었고, '쿵푸팬더3'는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이래 연일 1위를 차지하며 흥행 굳히기에 들어갔다. 
사실 잭 블랙에게 '무한도전' 출연이 꼭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기본적인 것만 하고 돌아가도 찬사를 받는다. 기자회견과 레드카펫, 각종 인터뷰 일정 등에 응하면 '친절하다', '매너가 좋다'는 평을 받는다. 거기에 한국에 대한 관심을 조금만 보여주면 금상첨화다. 잭 블랙 역시 그렇게만 해도 국내 관객들로부터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고, '쿵푸팬더3' 역시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남달랐다. 백 마디 말보다, 한국 관객과 가장 가까이서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그것도 노개런티로. '무한도전(Infinite Challenge)'라는 프로그램명에 어울리는 정신을 지구 반대편에서 온 할리우드 게스트가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당분간은 내한 스타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효과적인 홍보를 한 잭 블랙의 아성을 뛰어넘을 스타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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