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위인이자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연기한다는 사실은 배우들에게 어떤 느낌일까. '장영실' 속 장영실을 연기하는 송일국은 '나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작품에 대해 크나큰 애정을 가지는 동시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송일국은 29일 수원 KBS 드라마센터에서 열린 KBS 1TV 대하드라마 '장영실' 기자간담회에서 유독 '나만 잘 하면 된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날 '장영실' 팀은 배우들끼리의 친분 때문인지, 상승 중인 시청률 때문인지 유독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송일국은 모든 공을 김영조 PD와 다른 배우들에게 돌렸다.
그는 시청률 상승에 대해 "감독님의 열정 때문에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배역 하나도 허투루 캐스팅 하지 않으셨다"라며 "스쳐지나가는 배역도 연기를 너무 잘 하신다. 연극 배우가 많은데, 연기력이 기본 이상이신 분들이 작은 역할까지 해주시니까 전체적인 작품성이 올라가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장영실'의 성공적인 성적표 뒤에는 배우들과 스태프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다. 김PD는 적은 제작비 때문에 일정을 미룰 수가 없어서 기록적인 한파 속에서도 촬영을 강행해야 했다고 전했고, 박선영 역시 옷이 너무 얇아서 촬영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표현했다.
이는 대사도 분량도 독보적인 송일국의 경우도 마찬가지. 송일국은 "제가 힘든 건 머리가 나빠서 대사를 잘 못 외운다는 것이다"라며 "대사가 어렵다. 지금 당장 들어가야 하는 장면도 대사가 거의 외우어를 외우는 수준이다. 요즘 뇌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자리에서 문제의 대사를 읽어내리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지훈에 의하면 송일국은 배우들과 만든 채팅방에서 늘 '나만 잘 하면 된다'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제작진의 연출이나 소품, 다른 배우들은 모두 준비 됐으니 자신만 잘하면 된다는 것. 이러한 송일국의 겸손한 태도는 "곤장 맞는 신에서 때리시는 분한테 진짜 때려달라고 했다. 집에 가서 보니까 피멍들었더라. 설계도도 웬만하면 직접 그린다. 연기를 못하니까 몸으로 떼워야지"라는 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장영실’은 말 그대로 장영실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는 드라마로서 이를 연기하는 송일국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송일국은 ‘해신’, ‘주몽’ 등의 굵직한 사극에서 이미 입증된 연기력으로 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연기를 못해서’라는 말은 넣어두고 조금 부담을 덜어도 되지 않을까. / jsy9011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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