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귀 전현무, 열일 하는 '소현무'의 책임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1.29 07: 55

 “많이들 걱정하셨죠? 저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얼른 나아야할 텐데, 설마 날 잊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는데 이젠 안합니다. 여러 분도 제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 마음 불편한 게 더 컸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쯤 복귀하려고 했는데 돌아왔습니다. 이틀이 2년 같았습니다. 문천식 형님이 너무나 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웃음)”
방송인 전현무가 별일 아니라는 듯 유쾌하게 웃으며 29일 아침 다시 마이크 앞에 앉았다. 그는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MBC 라디오 ‘굿모닝FM 전현무입니다’에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앞서 그는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성대결절 진단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방송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 때문에 쉽사리 휴식을 결정하지 못했고 스케줄을 이어오다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안정된 목소리 상태가 중요한 라디오의 특성상 불편한 목소리를 청취자들에게 들려줄 수 없었던 것이다.
공석은 개그맨 출신 방송인 문천식이 메웠는데 그 역시 아나운서 같다는 호평을 얻으며 전현무의 빈자리를 반짝반짝 빛내줬다. 그러나 전현무는 이틀을 온전히 쉴 수 없었단다. “미리 잡힌 스케줄 녹화에 참여하느라 오전에만 집에서 쉬었다.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에는 거의 다 제가 나온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역시 열일하는 ‘소현무’ 다웠다. 고작 이틀간 자리를 비운 것이지만 그의 말마따나 전현무의 빈자리는 2년 같았다.

전현무가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얘기했지만 다작을 하는 이유는 자신을 불러주는 제작진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더 좋은 방송을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KBS 아나운서였던 전현무는 지난 2012년 9월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예능가를 점령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래리 킹 같은 명MC가 되겠다는 꿈을 이뤄나가고 있는 것. 그의 노력 덕분에 국내에선 이경규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대표MC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사실 우리나라는 성과가 좋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서 적재적소라는 말은 그 사람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잘하는 일을 맡긴다는 의미다. 전현무는 ‘밉상’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일각에서 비호감 딱지를 붙여줬지만 아나운서 출신답게 좋은 발성과 발음, 순발력을 지녀 제작진이 바라는 워너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어느 누구든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원칙이다. 기대가 높아질수록 책임감을 가중된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전쟁터 같은 방송가에서 자신이 맡은 진지를 확고하게 지켜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연예인들이 소처럼 ‘열일’을 하는 건, 당장 자기 자신이 최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잠시 주춤하는 순간 방어선이 쉽게 뚫리며 위험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걱정 때문이다. 전현무 역시 그랬기에 좋지 못한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젠 경쟁을 떠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때다.
또 새해부터는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말실수나 생방송 지각 등으로 인해, 열심히 일해서 일구어 놓은 호감 이미지에 금이 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중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전현무는 특유의 깐족거림이 주는 유쾌함으로 대표MC 대열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나운서 말투로 어느 누구에게든 핵돌직구를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다. 예능에서 전현무 같은 밉상 캐릭터는 꼭 필요하다. 강한 어투가 아닌 점은 또 이경규 박명수와 차별화된다.
전현무가 고작 이틀 자리를 비웠는데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많은 부담감을 느낄 것 같다. 하지만 지금껏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지금의 이 작은 위기도 금세 이겨내리라고 본다. 전현무의 빛나는 투혼과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낸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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