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소녀' 혜리 "쉬는 게 더 힘들어요"[인터뷰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1.28 07: 01

 “쉬는 게 더 힘들어요.”
3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는 지친 기색이 없다.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 쌍문동 친구들에게 활력을 북돋워줬던 것처럼 실제로 만난 혜리의 주변에는 생기가 넘쳤다.
혜리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관련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쁘게 생각한다. 보람차고.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혜리와의 일문일답.
-덕선이에게서 잘 빠져 나온 것 같나.
▲전 끝났다 생각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아직 덕선이 같다고 한다. 그럴 때 내가 아직 못 나왔구나 생각한다. 시원섭섭하게 잘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못 나왔다고 하시니 그럴 수도 있겠다. 이렇게 길게 작업하고 푹 빠져서 한 게 거의 처음이니까 말이다.
-캐스팅 작업부터 맘고생이 많았다.
▲많은 분들이 저 대신 걱정을 많이 해주셨다.(웃음) 그만큼 저를 믿어주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다. 감독님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렇고 굉장하신 분들이 아니냐. 이런 분들이 저를 믿어주시는데 ‘내게 뭔가 있나보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준비에 몰두했다. 처음에는 편안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이 작품에서 내가 튀면 어떡하나, 누가 되면 안 된다는 걱정도 물론 있었다.
-그렇지만 첫 회 엔딩신에서 둘째딸의 울분을 폭발시킨 신, 이후 반응은 역전됐다.
▲대사만 봐도 덕선이가 너무 불쌍하고 안됐더라. 연기할 때 실제로 울면 안 된다고 하는 분도 있다고 한다. 대사 전달이 힘들고, 사실 보기가 좀 그래서. 그런데 실제로 울어버렸다. 나중에 방송을 보니까 얼굴이 빨갛게 나왔더라. 찍고 나서도 정신이 없을 정도로 울어버렸다. 딱 찍고 나서 긴가민가했다. 이게 뭔지. 감독님이 잘했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거 하나 털었구나. 고비 하나 넘겼구나. 감사하게 생각했다.
-‘응팔’을 통해 재평가됐다. 스스로도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은?
▲‘응팔’을 통해 느낀 건 혼자 하는 일은 없다는 거다. 주변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또 애정을 쏟고 열심히 하니까 그만큼 알아주시고 성과를 얻는다는 걸 느꼈다. 사실 저는 운이 굉장히 좋은 편이다. 그래서 좋은 분들도 만나고 좋은 작품도 들어오는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세상엔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도 다녀왔으니 더욱?) 그렇다. 못할 것이 없다.(웃음)
-올해 달성할 매출과 관련해 ‘100억 소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100억을 누가 버는지 모르겠는데.(웃음)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 그만큼 많이 찾아주신다는 게 아닐까. 많이 보고 싶어 하시는 수치인 것 같다. 항상 이렇게 느낀다.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100억을 벌었으니 200억을 벌겠어’가 아니고 ‘내가 이만큼 열심히 했구나’, ‘이만큼 성과를 얻었구나’하는 기분이다. (성적표 같은 느낌인가?) 그렇다.
-시간이 생긴다면?
▲설에 가족여행을 갈 생각이다. 그런데 전 사실 쉬는 게 더 힘들다. 말은 쉬겠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쉴 것 같지는 않다. 쉬다가도 분명 제가 먼저 뭐 없냐고 할 거다.
-다음 작품은 멜로 어떤가.
▲원래 멜로 좋아한다. 특히 비현실적인 캐릭터보다는 공감이 가는 솔직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정유미 선배님의 연기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어떤 캐릭터가 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단 한 번도 답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좋아하는 장르는 멜로다. 사실 제가 지금 많이 어려서 딥하게 표현은 못 할 것 같은데.(웃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멜로 연기 도전해보고 싶다.
-혜리의 2016년은 어떤 해가 될 것 같나.
▲2010년도 2015년도 마음가짐은 늘 똑같았다. 올해도 그럴 거고 2020년에도 똑같을 것 같다. 계속 사랑해주시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계속 기억해주실 순 없다고 생각한다. 잊힌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걸 안다. 그냥 저는 그냥 저인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목매지 않고 지금처럼 열심히 나아가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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