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금사빠' 덕선이..연기 못한단 말보다 속상했죠"[인터뷰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1.28 07: 01

 우리도 덕선이를 쉽게 떠나보내기 힘든데 본인은 오죽할까.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는 여전히 덕선에게서 마저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를 보고 자식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고 표현해도 될까. 3개월간 온 감정을 쏟았던 덕선이를 추억하는 혜리의 시선은 너무나도 따뜻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가 맡은 역인 덕선은 왈가닥 사춘기 소녀다. 공부보다는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고, 함께 하면 행복한 기운을 내뿜는 쌍문동의 해피 바이러스. 늘 웃음을 주는 덕선이지만, 사실은 사랑이 고픈 아이다. 공부 잘하는 첫째 언니 보라(류혜영 분)에 치이고 막내 노을(최성원 분)도 있어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에서는 조금 먼 환경에 처해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랑받는 것이 마냥 좋아 선우(고경표 분)에게도 반했다가, 정환(류준열 분)에게도 반한다. 모두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걔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구나’라는 생각이 ‘그럼 나도 싫어’로 결론지어지게 된 것. 결국 남편은 택(박보검 분)이었고, 이로 인해 덕선이는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는 뜻)가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혜리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속상함을 토로했다.
이날 혜리는 “덕선이가 ‘금사빠’라고 불리는 것과 눈치가 없다는 말이 굉장히 속상했다. 혜리가 연기를 못한다는 평가보다 더 속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덕선이라는 캐릭터에 애정이 가득했던 것. 그는 “덕선이를 그런 식으로 밉게 보여줬다는 것에 대해 덕선이에게 미안하다”며 “사춘기 소녀라는 점과 비교적 관심을 받지 못한 집안 환경이 결합해 덕선이가 느낄 수 있는 충분한 감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8살 덕선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해할 상황이다. 아직 세상을 다 알지도 못하는 소녀에게 진정한 사랑을 말하는 것은 어쩐지 가혹한 일이 아닌가. 그렇다고 정환의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는 건 아니다. 혜리는 “어린 날의 풋사랑이자 예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예쁜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더 아쉬워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정환의 첫사랑을 존중했다.
혜리가 덕선이를 대변하면 이렇다. 혜리는 “덕선이는 항상 두 번째고 사랑에 목말라있다. 어떻게 보면 결핍이 있는 친구다. 주변에서 ‘널 좋아하는 것 같대’라는 이야기를 듣고 쪼르르 달려가서 ‘우와, 날 좋아해? 나도 네가 좋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귀여운 사춘기 여고생이다. 사랑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고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내 꿈이 뭔지도 모르는 소녀가 사실 뭘 알겠냐”라며 웃음 지었다.
덕선이를 떠나보내려는 시청자들에게도 “마음속에 사랑스러운 아이로 영원히 계셨으면 좋겠다”는 애교 섞인 부탁을 전했다. 혜리는 “제가 덕선이를 사랑하는 만큼 시청자분들도 많이 사랑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예쁜 여주인공, 예쁜 배우도 많지만 덕선이는 사랑스러운 아이인 것 같다. 착하고 마음씨가 예쁘다. 아까 선영언니 인터뷰에서 봤는데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은 아이’라고 하시더라.(웃음) 모든 게 예뻤던 아이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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