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도대체 뭘 잘못해서 폐지되나 [굿바이 힐링캠프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6.01.28 07: 24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가 방송 4년 6개월만에 시청자들과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됐다. 방송 내내 의미있는 토크를 통해 안방에 뭉클한 울림과 기분 좋은 재미를 선사하곤 했던 '힐링캠프'의 역사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힐링캠프'는 2011년 7월 18일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이 MC를 맡아 야심차게 첫 발을 내딛었다. '몸과 마음의 치유'를 모토로 게스트와 함께 야외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형식의 '힐링캠프'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게스트의 속 이야기를 끌어내며 호평을 얻었다.
가수, 배우 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던 정치인, 작가, 운동 선수 등 분야를 넘나드는 게스트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도 편안하고 기분 좋은 힐링과 잔잔한 감동을 안기곤 했다. 이 덕분에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SBS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MC들은 게스트에 따라 달라지는 구성 속에서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게 정성을 기울였다. 그 중에서도 이경규와 한혜진의 돌직구 토크는 방송 때마다 큰 화제를 모으곤 했다. 또 이 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김제동의 안정적인 진행력 역시 호평을 얻었다.
한혜진 하차 후 후임이 된 성유리 역시 통통 튀는 진행 실력을 인정 받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성유리의 진가를 재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하지만 방송 4년 째를 맞이하면서 '힐링캠프' 역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한계에 직면했다. 이에 다양한 포맷을 접목시키려 했지만 토크쇼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해 시청률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SBS는 4주년을 계기로 MC를 교체하고 포맷을 완전히 바꾸는 등 '새단장'에 나섰다. 이경규와 성유리가 하차를 하고, 김제동이 초대된 게스트와 함께 499명의 방청객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꿰한 것. 기존의 신변잡기적 에피소드들 보다는 인생에 대한 스타들의 고민을 주로 다루며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 보다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좋은 평가를 얻었다.
'힐링캠프'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했다. 기본 콘셉트는 유지하되 그 때마다 토크의 주제를 달리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뛰어난 가창력의 가수들을 초대해 방청객들의 사연에 맞는 '내 인생 OST'를 완성,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지난 25일 방송에서는 조권이 아버지 대신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어머니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하는 딸의 사연을 듣고 '엄마'를 열창, 모두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진심 담은 노래 하나 하나가 전한 힐링은 '힐링캠프'가 왜 좋은 예능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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