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소리' 사람냄새 물씬 연기? 이성민 전공이죠[로봇소리 개봉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1.27 07: 34

 사람냄새 나는 연기를 이렇게 잘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청춘들의 멘토가 되고, 의사의 사명감을 말하고, 부성애를 절절하게 표현한다. 작품마다 맡은 역할은 달라도 모두 사람냄새가 난다. 배우 이성민이 캐릭터를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설득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이성민은 지금까지 친서민적인 대한민국 국왕, 꼭 필요하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기피하는 외상외과의사, 미생 장그래의 인생 멘토 오차장, 조선시대의 강직한 충신 등 우리네 마음을 헤아리고 또 편에 서는 인물을 주로 맡아왔다. 즉 그의 캐릭터는 곧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이번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에서는 부성애를 표현하게 됐다.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여기서 이성민은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 해관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의 절제된 감정 표현은 폭발하는 것보다 더욱 가슴을 아리게 한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마음이라면’이라는 가정으로 영화의 모든 전개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해관은 하늘에서 떨어진 로봇 소리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발견한다. 소리를 통해 10년이나 찾지 못했던 딸을 찾을 수 있다고 희망을 건다. 누군가에게는 허무맹랑한 말일 수 있겠으나 자식을 잃어버리고 그 생사도 알 수 없는 아버지라면, 모든 것을 다 버리고서라도 해관과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앞서 이성민은 드라마 ‘더킹 투하츠’(2012)에서 대한민국의 제 3대왕인 이재강 역으로 출연했다. 이재강은 친서민적이고 국민과 소통을 중요시하며 평화주의자였다. 특정 이익집단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 국민 전체가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꿈꿨던 사람냄새 나는 국왕이었다.
‘골든 타임’(2012)은 사람냄새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이성민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의사의 사명감으로 중증 외상환자를 수술하는 열혈 의사 최인혁을 연기했다. 병원마저 상업적인 가치가 우선시되는 가운데 돈이 되냐, 안 되냐는 그에게 무의미한 가치였다. 이처럼 이성민이 연기했던 ‘미생’(2014)의 오차장 역도, ‘화정’(2015)의 한음 이덕형 역도 모두 사람냄새가 나는 캐릭터였다.
그의 인간적인 캐릭터에 힘입어 ‘로봇, 소리’ 역시 사람냄새를 입었다. 디지털 기술의 상징 중 하나인 로봇을 소재로 하다 보니 SF영화인가 싶었지만, 그 메시지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진심의 힘을 전하고 있는 것. 공식개봉 전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은 사랑하는 사람, 특히 가족에게 평소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꼭 전해야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로봇소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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