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마담앙트완’ 서른여섯 한예슬, 꼭 맞는 옷을 입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1.26 09: 01

배우 한예슬이 이제 꼭 맞는 옷을 입은 듯하다. 그동안에도 한예슬이 로코(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특유의 발랄함과 유쾌함을 담은 연기를 하긴 했지만 ‘마담 앙트완’에서는 살짝 변주한 로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예슬은 JTBC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 연출 김윤철)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콜드리딩(cold reading)’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가짜 점쟁이 고혜림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점괘는 모두 가짜지만 타고난 심리파악의 달인이자 남다른 ‘촉’을 가진 예감 능력으로 사람들의 사연을 척척 꿰뚫어 보며 상처를 치유하는 어메이징한 실력을 가진 캐릭터다.
고혜림 캐릭터를 보면 코믹스러운 면도 있고 상처도 있어 한예슬이 앞서 ‘미녀의 탄생’에서 연기했던 사라와는 같은 맥락의 캐릭터 인 듯하다. ‘마담 앙트완’에서 그려지는 고혜림의 모습이 대부분 그렇기도 하다.

‘가짜 점쟁이’이지만 신점을 봐준다는 고혜림이 “싸게 해주세요”, “카드로 계산하겠습니다” 등 관광용 불어를 하면서 점을 보러 온 손님의 옷차림과 화장을 통해 상대의 상황을 캐치, 신통하게 딱 들어맞는 점괘를 얘기하는 것이 놀랍기도 하면서 능청스러운 한예슬의 연기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거기다 남자배우들과의 호흡에서도 그만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사람을 녹이는 애교를 발산하며 만들어내는 달달한 케미도 한예슬의 특기다.
하지만 ‘마담 앙트완’에 한예슬의 러블리한 매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예슬은 점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담자들과의 상담을 통해, 그리고 데뷔 후 처음 맡은 엄마 역할로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한다.
극 중 강도 때문에 아내를 잃고 자책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내담자(배유람 분)에 감성적으로 다가가 “아내 분은 지금 천국에서 행복하다”고 위로하며 내담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줬다. 또한 심리치료가 필요한 체조선수 이마리(이선빈 분)가 그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강압적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수현(성준 분)에 맞서 싸우고 이마리를 위해 착한 거짓말을 하며 애쓰는 혜림은 시청자들의 지지를 이끌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일찍 결혼 해 이혼한 후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고 있지만 곗돈 사기를 당해 딸의 학비를 모두 날려 돈을 빌리려고 자신을 믿는 김무곤(변희봉 분)에게 마담 앙트완을 달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거짓 연기까지 하고는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성애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또한 과거 회상신에서 남편(고주원 분)과의 갈등 후 울부짖는 연기에서 사랑을 잃은 여자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마담 앙트완’에서 한예슬의 로코 연기는 웃기고 재미있는 면만 담고 있지 않다.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이는 그의 세월이 더해져 가능한 연기인 듯하다. 이전에는 마냥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만 발산했다면 30대 중반의 한예슬은 공감도를 높인 로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것이 ‘한예슬에게 꼭 맞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담 앙트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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