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치인트', '얼빠' 드라마라기엔 아깝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6.01.24 14: 30

잘생김을 연기할 필요가 없다. '박해진에게 빠져 보다보면 서강준이 나오고, 그렇게 한동안 또 넋을 잃고 보다보면 남주혁이 나온다. 그러다보면 금세 드라마가 끝난다'란 것은 한 30대 여성 시청자의 실제 답변이다.
얼굴이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취향을 이르는 신조어, 이른바 '얼빠'를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처럼 잘 설명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을까. 박해진, 서강준, 남주혁은 환상의 콤비로 이 '얼빠'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런데 캐릭터들을 보면 주인공들이 얼굴보다 연기로 이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여주인공 홍설(김고은)의 매력 역시 드라마의 큰 관전 포인트나 이 부분에서는 논외로 한다. 
극 중 박해진이 연기하는 유정은 복잡한 인물이다. 유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는 지금껏 악역들이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모두 자신이 좋아하는 홍설과 자신을 위해서였다. 유정을 두려워하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유정의 입장에서는 정당하게 거래를 한 결과였을 뿐이다.

박해진은 그런 복잡한 유정을 똑 부러지는 대사와 공허한 표정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얼굴에서는 선과 악이 교묘하게 겹치며 알 수 없는 으스스한 신비로움을 풍긴다. 박해진은 ‘치인트’ 제작발표회에서 "웹툰에는 여백이 있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 여백을 메우는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며 "여태껏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가장 어려운 캐릭터였던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원작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100%에 달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방송 후 그 이상의 호평을 갖고 왔다.
서강준은 183cm의 키에 뽀얀 피부를 지닌, 브라운아이즈의 꽃미남. 그간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예능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출연해왔는데 얼굴에 가려져 연기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치인트'를 제대로 만났다. 극 중 까칠하지만 다정한 면을 가지고 있는 백인호를 연기하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이란 호평을 얻고 있다.
자기 나이에 걸맞은 20대 초반의 얼굴로 김고은을 향해 미소를 짓고 놀리고 위로해주는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입에 짝짝 달라 붙는 대사를 '백인호화' 시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이자 멜로에 특화된 눈빛은 원작보다 섬세해진 감정선을 소화하고 있다.
남주혁 역시 톡톡한 지분을 갖고 있다. 극 중  원작 웹툰 속 권은택과 외모 뿐만 아니라 특유의 말투, 행동까지 그대로 재현하며 연일 호평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
학생 캐릭터를 주로 맡으며 어딘지모르게 진지하고 어두운 느낌을 풍겼던 남주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 나이의 싱그러움을 표현하며 본인의 매력을 십분 발산한다. ‘치인트’의 당돌하고 저돌적인 연하남 권은택을 보고 있자면 실제 남주혁이 저렇지 않을까, 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전에는 남주혁의 연기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던 일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돌려놨다. 
보라(박민지 분)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들이대는 모습이 남주혁의 팬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후문. 더불어 외모도 원작의 권은택과 흡사하지만, 특히 그에게서 돋보였던 점은 캐릭터 해석 능력이다. 원작의 권은택 말투를 최대한 현실성 있게 만들어냈다. 외모보다 칭찬해 줄 부분이다. / nyc@osen.co.kr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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