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치인트’ 결말? 몰라야 하지만 씁쓸하고 질투” [인터뷰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1.25 07: 59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을 보다 보면 배우 서강준(23)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불량스러운 듯 보이나 착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백인호. 누나 백인하(이성경 분)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홍설(김고은 분)을 좋아하지만 이미 남자친구 유정(박해진 분)이 있어 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을 하는 남자다. 서강준은 백인호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중이다.
백인호는 참 멋있는 남자다. 홍설이 위험에 빠지면 언제나 득달 같이 나타나고, 투덜거리지만 배려심도 넘친다. 더욱이 잘생기고 목소리까지 멋있는 서강준을 만나 실제로 사랑에 빠지고 싶은 남자로 안방극장을 찾고 있다. 서강준과 백인호는 닮은 점이 있을까.
“제 성격이랑 안 맞아서 오히려 무서웠어요. 전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거든요. 작품하기 전에 대중 분들의 걱정이 많았잖아요. 그 기대를 못 채워드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호와 제가 성격이 맞지도 않고요. 제가 이걸 해서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자신감도 없었어요. 그런데 일단 작품에 대한 욕심도 있고, 공부하다 보니까 현장에서 놀면서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제가 이렇게 놀면서 촬영하는데 괜찮은 걸까 생각을 했죠. 사전 제작 드라마니까 모니터가 안 되니까 걱정이 많았어요.”

‘치인트’는 어차피 남자친구가 유정으로 정해져 있다. 서강준은 지고지순한 짝사랑 연기를 해야 한다. 이른바 ‘어남유(어차피 남자친구는 유정 선배)’라는 말도 생겼다.
“인호는 사랑을 쟁취하려는 욕구가 없어요. 그냥 유정이랑 설이 만나는 걸 받아들여요. 인호는 인호대로 설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저는 알고 있지만(웃음) 일단 전 몰라야 되는 거니까요.(웃음) 사실 좀 씁쓸하고 질투났어요(웃음). 아까 후시녹음을 하고 왔는데 유정이랑 설이의 키스신이 있더라고요. 녹음하다가 딱 멈췄어요. '감독님 이거 뭐냐고, 저 후시녹음하는 데 왜 이런 걸 틀어주시냐고' 했어요. 그런 거 빼고는 전 인호에게 더 마음이 가요. 연애 뿐만 아니라 이 사람의 인생이 너무 안쓰러워요. 하면서도 그런 신을 찍고 나서 '얘 너무 불쌍하다'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사전 제작 드라마이기 때문에 서강준은 바쁘게 촬영이 진행되는 ‘생방송 드라마’와 달리 결말을 미리 알고 있다. 그래서 기자들의 결말을 물어보는 질문에 반복해서 “저는 모르는 거지만...”을 강조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제 데뷔한지 3년이 된 서강준이지만 재치 있으면서도 자신이 해야 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정확히 알고 있는 현명한 배우였다.
인호는 슬프디 슬픈 짝사랑을 한다. 과거 악연이 있는 유정의 연인인 설이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나쁜 해코지를 하거나, 질투에 눈이 먼 악역이 아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인호를 연기하는 서강준에게 유정 역의 박해진만큼이나 애정을 쏟고 있다. 서강준은 짝사랑을 해봤을까?
“연기를 할 때 간접 경험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선배님들도 많이 얘기해주셨어요. 살인자 역할을 할 때 죽여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많이 말씀해주셨어요. 근데 저는 연기할 때 경험을 많이 안 떠올리는 편이에요. 왜냐면 슬픈 신이라고 해서 저의 슬펐던 경험을 생각을 하면 연기를 할 때 뭔가 변질된 느낌이에요. 이것 때문에 슬픈 게 아니라 제 경험 때문에 슬픈 것 같아서 제 짝사랑이나 경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대본 보고 배우들이랑 연기 하다 보니까 이 상황에 몰입이 엄청 되더라고요. 짝사랑 해본 적은 있지만,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몰입이 돼요.”
옛 경험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는 서강준의 말,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아직 연기 내공이 많지 않아도 연기에 대해 얼마나 진중하게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원래 저도 제 경험을 끄집어내려고 노력을 한 편이었어요. 제가 연기한 지 3년밖에 안 됐고 뭘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근데 저는 제 자신을 단정내릴 수는 있어요. 저는 연기할 때 그걸 생각하면 이 상황의 슬픔은 아니기 때문에 얼추 맞아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연기를 할 때 진심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죠.” / jmpy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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