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리멤버’ 남궁민이 새로 쓰는 악역의 역사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1.22 10: 30

‘리멤버’의 남궁민을 제외하고는 드라마계의 악역을 논하지 말자. 자신의 명령을 거부한 친구이자 비서를 죽도록 때리는 것부터 앞길을 방해하는 초보 운전자를 골프채를 들고 쫓아가기까지, 남궁민의 보여주는 악행은 클래스가 남다르다.
남궁민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 속에서 남일호(한진희 분) 회장의 망나니 아들이자 일호 그룹 후계자 남규만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그는 전작인 ‘냄새를 보는 소녀’ 속에서도 소름끼치는 연쇄살인마 연기로 많은 이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분노조절장애다. 표정 변화 없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그의 모습은 남규만 그 자체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 모두 악역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남궁민은 물론, 영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 분), ‘내딸 금사월’의 강만후(손창민 분)이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남궁민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수위 높은 악행과 보는 이들마저 분노하게 만드는 뻔뻔함으로 차별화된 악역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방송 전 재벌 3세라는 역할에 더욱 어울리도록 소속사 식구들에게 상의도 없이 머리를 짧게 자를 정도로 이번 작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진 남궁민은 실제로 남규만 역에 몰입한 듯 돌변하는 차가운 눈빛과 폭력적인 행동으로 감탄하게 만들었다. 부드럽고 다정한 이미지로 여심을 사로잡던 때가 언제였냐는 듯 달라진 그의 변신이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런 망나니 같은 남규만도 아버지이자 일호 그룹의 회장인 남일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자신의 방패막이자 보호벽인 권력을 쥐고 있는 그의 앞에서는 순한 양처럼 굴 수밖에 없었던 것. 오히려 이는 남규만이라는 캐릭터에 입체감을 주며 시청자로 하여금 극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됐다.
이러한 남규만의 악행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1일 방송된 ‘리멤버’에서는 남규만을 배신할 준비를 마친 동호(박성웅 분), 남규만의 무시에 한계를 맞이한 수범(이시언 분), 그리고 6개월 시한부로 복수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진우(유승호 분)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
남궁민이 연기하는 남규만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악행으로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저 그런 분노 유발자들이랑은 차원이 다르다. 극에 재미와 스릴감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역할 자체를 새로운 악역 캐릭터로 만들었다. 유승호의 시한부로 2막이 열린 ‘리멤버’ 속에서 남궁민이 보여주는 변화는 무엇일지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