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반전 안긴 ‘복면가수’ 톱10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1.20 11: 02

 MBC 인기 예능 ‘복면가왕’을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은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났을 때다. 특히 기대감이 낮았던 아이돌 그룹 멤버가 떡하니 복면을 벗고 등장했을 때는 더 반가움을 안긴다. 이들의 가창력을 몰랐던 사람이라면 이제라도 알게 됐다는 사실에 기쁠 만하다.
편견에 맞서 음악 대결을 펼치는 ‘복면가왕’에서 놀라운 반전을 선물한 화제의 복면가수들이 잇달아 탄생하고 있다. 오직 목소리 하나만으로 시청자를 열광하게 만든 역대 가왕들이 그 주인공. 폭풍 가창력으로 실력을 입증한 김연우와 거미, ‘여전사 캣츠걸’ 등이 레전드급으로 불린다.
이들은 매번 기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며 복면가왕의 왕좌를 빛낸다. 앞으로 또 어떤 가수들이 등장해 ‘복면가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오직 목소리 하나만으로 스튜디오를 환호로 가득 채웠던 ‘복면가왕’의 역대 가왕 10명을 되짚어봤다.

#1.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괴물 보컬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는 발라드부터 댄스, 심지어 창까지 소화하며 모든 장르를 섭렵한 변신의 귀재였다. 이에 최초로 4연승을 달성하며 화제몰이를 했다. 원래 뛰어난 가창력을 소유한 가수였지만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부터 한층 높은 관심을 받으며 소위 ‘갓연우’로 거듭났다.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는 괴물 같은 성량과 끝을 모르는 가창력에 지켜보던 모두가 전율한 것. ‘복면가왕’의 역사를 쓴 김연우는 4연승을 달성, 무려 10주 동안이나 왕좌를 지켰다. 특히 김연우는 뮤지컬 배우 배다해와 부른 듀엣곡 ‘The phantom of the opera’가 3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복면가왕’의 전무후무한 최고의 레전드로 굳건한 자리를 지켰다.
#2.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거미
감성 보컬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거미는 등장부터 정체가 드러났지만 그녀의 무대를 보는 재미는 남달랐다. 이에 모든 장르의 노래를 자신의 노래처럼 소화해내며 판정단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가슴을 저미는 감성과 가창력으로 놀라운 무대를 선사하며 김연우와 마찬가ㅈ로 4연승을 달성했다.
김현철의 ‘그대니까요’를 시작으로 봄여름가을겨울의 ‘어떤 이의 꿈’,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등 단숨에 청중을 사로잡았다. 방송 직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상이 퍼지며 전 국민이 거미의 위력을 느끼게 했다. 얼굴이 공개된 후 거미는 “코스모스로 10주 동안 함께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오르는 색다른 경험으로 또 다른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3. 여전사 캣츠걸 ‘누구?’
여전사 캣츠걸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김연우도,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 거미도 제쳤다. 사실 그 어느 누구도 캐츠걸의 5연승을 예상치 못했었다. 캣츠걸이 ‘복면가왕’ 사상 처음으로 5연승을 달성하며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17일 방송에서 캣츠걸은 기대해 달라는 자신감을 보이며 박진영의 ‘스윙 베이비’를 선곡해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다. 노래는 기본이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관객들을 휘어잡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결국 관객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 캣츠걸이 우승을 차지했다. 캣츠걸 본인도 최초 5연승이 믿기지 않은 듯 주저앉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무대에 오른 분들 보면서 배우는 게 많고 부족한데 노래할 기회를 주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4. 초대 복면가왕, EXID 솔지
아이돌 그룹 EXID의 보컬 솔지는 지난해 설 특집에서 처음으로 왕좌에 앉았던 초대 가왕이다. 깊고 풍부한 감성과 안정된 고음을 선보이며 모두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모자이크’ 솔지는 최종 우승을 거머쥔 뒤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 특히 10년이라는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아이돌로서 가능성을 입증했고, 가창력도 겸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팬층을 확대시켰다. 그는 “10년이란 긴 무명생활 끝에 노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진솔한 고백에 많은 이들도 감동을 받았다. 신분, 나이, 직업을 떠나 오직 목소리로만 평가한다는 ‘복면가왕’의 제작의도와 가장 잘 어울렸던 가왕이기도 하다.
#5. 황금락카 두통 썼네, 에프엑스 루나
1~2대 가왕의 왕좌를 차지했던 에프엑스 루나는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성량과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감동과 전율의 무대를 선보였다. 애절한 감성 보컬과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고음은 아이돌 가수는 노래를 못한다는 편견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다. 모두를 놀라게 한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는데 갈수록 놀라운 실력으로 인해 루나가 아닐 것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결국 황금락카가 루나로 밝혀지자 새삼 뛰어난 보컬이구나라며 놀라는 분위기였다.
돌아보면 에프엑스의 노래는 춤추며 따라 부르기 결코 쉬운 노래가 아니지만 루나가 이토록 성숙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줄은 몰랐다. 딸랑딸랑 종달새 진주에게 가왕 자리를 넘겨주긴 했지만, 차원이 다른 깊이로 열렬한 호평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6. 감성보컬 귀뚜라미, 조장혁
감성보컬 귀뚜라미 조장혁이 17대 가왕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탈락했다. 귀뚜라미는 지난해 캣츠걸, 코스모스와 대결을 벌인 끝에 2위와 3표 차이로 패했다. 귀뚜라미는 박중훈이 부른 ‘비와 당신’을 선곡해 절제된 허스키한 보이스로 감성을 자극했다. 가왕 못지않은 가창력과 무대 매너를 뽐내 현장 분위기를 고조 시켰다. 한결 같은 성실성으로 아직도 전성기 못지않은 가창력을 뽐내는 그를 보면 친근함과 존경심이 우러나오게 만들었다. 모하지만 패배 후 가면을 벗은 조장혁은 “총 세 번이나 나왔다. 감성을 깨닫게 해준 무대였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7. 꺼진 불도 다시 보자119, 현진영
현진영은 ‘복면가왕’에서 전설의 무대를 만들었다. 일명 꺼진 불도 다시 보자 119로 출연해 여전사 캣츠걸과의 경연에서 패배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가창력을 과시해 놀라움을 안겼다. 현진영은 이날 명곡인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열창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뿐한 춤동작, 격하게 몸을 흔들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창력은 ‘비운의 천재’이자 ‘시대를 앞서간 가수’라고 불리는 현진영의 진가를 확인하는 순간이 됐다. 분명히 신나는 무대인데 그의 노래를 들으며 울고 웃었던 추억의 힘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8. 원숭이는 박재범, 반전의 힙합가이
차가운 도시 원숭이는 래퍼 박재범이었다. 지난 17일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도시 원숭이가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선곡해 열창했다. 원숭이는 소년 같이 풋풋한 미성에 소울 가득한 목소리로 노래를 하며 청중 평가단과 판정단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우승이 점쳐졌지만 투표 결과 기적의 골든타임이 61표, 원숭이가 38표로 기적의 골든타임이 3라운드에 진출했다. 가면을 벗은 원숭이가 2PM 출신 래퍼 박재범으로 밝혀져 놀라움을 안겼다. 랩 실력은 물론, 가창력도 충분히 갖춘 가수라는 사실에 반전을 안긴 인물로 자리잡았다.
#9. 나랏말싸미 듕궉에 달아, 래퍼 치타
‘복면가왕’의 치타가 진정한 취향저격 걸크러쉬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거칠고 섹시한 매력을 발산하며 랩을 하던 치타가 청순한 모습으로 나타나 가창력을 뽐냈다. 치타가 이렇게 노래를 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박재범과 마찬가지로 랩만 잘하는 줄 알았던 그녀가 허스키한 목소리의 가창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치타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짧은 쇼트커트 헤어스타일, 짙고 두꺼운 아이라인로 카리스마를 마구 뿜어댔지만 ‘복면가왕’에서는 청순의 절정을 보여줬다. 또 요염한 몸동작으로 무대를 누볐고 한복 위로 드러난 어깨가 섹시한 매력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간의 치타를 봤을 때 이런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시원한 가창력과 청순한 비주얼로 반전의 매력까지 발산한 치타. 섹시와 청순, 카리스마와 순진함을 동시에 가진 그는 정말이지 진정한 걸크러쉬다.
#10. 네가 가라 하와이, 홍지민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감동적인 선물했다.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노래로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온 홍지민은 자신의 힘들었던 시기를 고백하며 눈물을 쏟았다. 시청자들은 홍지민의 눈물을 지켜보며, 그가 왜 ‘말하는 대로’를 선곡해 안방극장에 위로를 안기려고 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홍지민은 네가 가라 하와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다.
가수 이정을 꺾고 가왕의 자리에 오른 후 시청자들에게 6주간 음악 선물을 했는데 3연승에 실패했지만 나름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고백은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주던 홍지민의 우리가 알지 못했던 속내를 알 수 있었다. 특히 해마다 바람을 적는 꿈의 노트가 있는데, 가왕이 됐기 때문에 그가 꿈꿨던 소망 하나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의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purplish@osen.co.kr
[사진] MBC ‘복면가왕’ 화면 캡처·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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