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큰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20회라는 한정된 분량 안에서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다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이죠. 이에 OSEN 기자 3명은 더 풍성하게 보고 싶은 내용을 꼽아 '응팔' 스핀오프로 추천해봤습니다. -편집자주
동룡아 어디니? 내 목소리 들리니? 우리 동룡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응팔’은 끝났지만 동룡(이동휘 분)이의 엔딩이 사라졌다는 아쉬움을 많이 샀습니다. 깨알 같은 분량에도 웃음을 줬던 동룡이가 다른 친구들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쌍문동을 떠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그 아쉬움을 달랩니다.
근의 공식은 몰라도 삶의 지혜는 제법 아는 동룡이는 어쩐지 무인도에 내려놔도 잘 살아갈 것 같은 믿음이 있습니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형만 4명인 아들부잣집의 막내, 춤으로 학교를 평정한 ‘쌍문동 박남정’, 친구들의 고민 상담을 담당해왔고 수다도 많습니다. 이런 매력적인 캐릭터가 쌍문동을 떠났다고 평범하게 살 것 같지는 않지 않나요?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말이 많았던 동룡이었던만큼 자신의 재능을 말하는데 쏟기로 합니다. 보라(류혜영 분)와 선우(고경표 분)의 결혼식에서도 맛깔나는 사회를 보여줬던 그입니다. 쌍문동을 떠난 그 길로 동룡이는 KBS 대학개그제에서 입상해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합니다. 당시 장려상을 받았지만 아버지의 축하는 처음 받아보는 것 같습니다. 바쁜 어머니는 이번에도 대회에는 못 오셨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이번 주말에 함께 축하파티를 하자고 하셔서 괜찮습니다. 동룡은 트로피를 꼭 껴안고 잠이 듭니다.
그렇게 개그계에 입문했지만 동룡이의 인생은 그다지 순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메뚜기 탈을 쓰고 춤을 추라니 동룡이는 그래도 꿋꿋하게 펄쩍펄쩍 날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메뚜기 탈보다 더 무서웠던 건 없을 줄 알았던 카메라 울렁증이었습니다. 쌍문동에서는 빵빵 터지던 입담이 왜 이렇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입이 잘 안 떨어지는지. 그렇게 무명시절 10년을 카메라 울렁증에 맞서며, 또 무명의 설움에 맞서며 견뎌냅니다. 그래도 TV에 조금씩 나올 때마다 잘 봤다며 전화해주는 쌍문동 친구들이 있어 견딜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빛을 봅니다. 무명의 설움을 씻는 방송연예대상 최우수상 수상자에 동룡의 이름이 호명된 겁니다. 동룡이는 수상소감을 말하면서 쌍문동 친구들에게 “덕선아, 정환아, 택아, 선우야 어딨니? 내 목소리 들리니? 고맙다”며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행복을 함께’, ‘놀러오세요’, ‘선데이 굿’, ‘!’, ‘무한한 도전’ 등 여러 가지 진행을 맡으며 무려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것도 수차례 말입니다. 어쩌다 보니 쌍문동 5인방 중에서는 가장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됐습니다.
어느덧 ‘국민MC’가 된 동룡에게도 사랑은 찾아옵니다. ‘무한한 도전’에서 목소리로 출연했던 9살 연하의 아나운서 나경옥입니다. 첫눈에 반한 동룡은 그녀에게 수줍게 다가서게 되는데.. 아무래도 결혼에도 골인하고 아들도 낳고 잘 살 것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동룡이의 장밋빛 미래를 상상하고 나니 이제야 속이 풀리는 기분입니다. 동룡아, 어디에서든 잘 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 besodam@osen.co.kr
[사진] tvN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