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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연경, "금메달, 한 번 따니 또 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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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희선 기자] 참 오래 기다린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김연경(26, 페네르바체)은 욕심이 많았다. 2006 도하와 2010 광저우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놓쳤던 김연경은 개인적으로는 12년 만에, 그리고 한국 여자배구에 있어서는 20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건 후 또다시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 아직 제패하지 못한 올림픽의 금메달 말이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에 20년 만의 금메달을 안긴 주역, '월드클래스' 김연경을 9일 밤 터키로 출국했다. 국가대표로서의 임무를 마친 김연경은 이제 소속팀 페네르바체로 돌아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일주일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출국하는 김연경을 인천공항에서 만났다.

▲ 금메달, '이제야 딸 것을 땄구나 싶죠'

아직도 금메달을 딴 소감에 대해 마냥 좋다고만 이야기하는 김연경은 이제야 딸 것을 땄구나, 싶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는 김연경이지만 그동안 유독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기에 이번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배구 금메달은 더욱 값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어있던 한 조각의 퍼즐인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갈증은 계속된다. "금메달을 한 번 목에 거니까 또 따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런 김연경의 다음 목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에도 대표팀 선수들은 여전히 단톡방(단체 카톡방)에서 그때의 감동과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히 리우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김연경은 "선수들하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될 지 안될 지 모르지만 열심히 한 번 해보자고 했다"며 2년 후를 그렸다. 그러나 김연경은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높은 목표를 가로막은 현실적인 벽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아직 먼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 스스로도 우리가 얼마나 더 준비하고 노력해야하는지 알 것이다. 잘 되면 금메달도 한 번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2년 후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기 위해서는 김연경 혼자만의 고군분투로는 불가능하다. 김연경은 "한국배구가 더 좋아지려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한다.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과 함께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어갈 기량 높은 선수들의 등장을 바랐다. 처음 주장을 맡은 올해, 월드그랑프리와 AVC컵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김연경의 마음 한구석이 뿌듯했던 이유기도 하다.



▲ '주장 김연경'은 100점 만점에 몇 점?

"박정아나 어린 선수들, 기량이 다들 무척 좋아졌다. 처음 월드그랑프리 때보다도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더 좋아져서 뿌듯하고 한국 배구가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돌아본 김연경의 모습은 그야말로 '캡틴'다웠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주장답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한 게 없다"며 칭찬을 고사한 김연경은 주장으로서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겨달라는 말에도 50점이라는 박한 점수를 줬다. "언니들이 다 했지 나는 한 게 없다"며 이효희, 남지연, 김해란, 한송이 등 팀내 고참 언니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김연경은 주장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김연경 주장설'이 처음 돌았을 때 이선구 감독을 만나 주장을 하지 않겠노라 주장했지만 이 감독의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한 번 주장을 맡자 책임을 다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내가 고참 대열에 들어가다보니 밑의 애들이 많아져서 케어해야할 부분도 많아지더라. 내가 괴롭히니까 애들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웃은 김연경은 "아마 다들 나한테서 해방돼서 좋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체력 고갈, '솔직히 많이 힘들어요'

간절히 원하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문제는 체력이다. 강행군을 마다않고 달려온 덕분에 김연경의 체력은 바닥이 난 상태다. 특히 어깨에 부담이 많이 간 상태라 휴식을 취하면서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도 좋지 않은 상태다. 김연경은 "솔직히 많이 힘들다. 들어가면 쓰러질지도 모르겠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신의 상태를 전하고는 "가서 땡깡을 좀 부려야하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팀이 나를 지금까지 기다렸으니 가서 최대한 열심히 해보고 아프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든가 해서 잘 조절을 해야할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이번 터키행에 어머니가 동행하는 것이 김연경에게는 큰 힘이 됐다. 최근 터키 집을 옮긴 김연경을 위해 어머니가 함께 출국해 열흘 정도 지내며 뒷바라지를 해주실 예정이다. 김연경은 "금메달을 따고도 수고했다 한 마디만 하셨다. 하지만 항상 옆에 계시니까 힘이 된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연경은 터키로 돌아가 오는 11일부터 팀 훈련에 합류, 21일 슈퍼컵을 치르고 25일 시즌 개막을 맞을 예정이다.

costball@osen.co.kr

<사진> 인천공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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