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이재명 시장님, 고민이 되긴 되십니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8.28 07: 11

이재명 성남 시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27일 "프로축구를 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게 바람직한 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인듯.. 생각이 많아집니다"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벌어진 이상윤 감독대행의 해임이 단초가 된 상황이다. 성남은 지난 26일 이 대행을 전격 경질했다. 앞선 지난 4월 22일 물러난 박종환 감독에 이어 올 시즌에만 벌써 두명의 사령탑이 성남을 떠났다.
이 대행이 떠난 자리에는 이영진 수석코치를 승격시켜 감독대행을 다시 만들었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시즌 3명의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문이 든다. 도대체 이러한 결정을 누가 내렸는가 하는 것이다. 브라질월드컵 휴식기 뒤 감독대행으로 취임한 이 대행은 정규리그 10경기에서 1승 4무 5패를 기록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닌 상황이기에 감독대행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성적 부진으로 해임 당했다.
이미 박종환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팀을 떠난 뒤 성남 구단 최고위층의 자리는 더욱 굳건해 졌다. 구단 안팎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고위층과 이상윤 대행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말이다. 또 이 대행은 코칭 스태프를 구성하면서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 부담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성남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이영진 코치가 이상윤 대행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팀을 떠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코칭스태프 내 보직과 관련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접하고 팀을 떠났다는 것이다. 또 지난 24일 수원전을 앞두고 고위층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지만 완강히 반대하며 더욱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성남은 FA컵 기자회견까지 이상윤 대행을 내보내고 바로 경질했다. 또 팀을 떠났던 코치를 다시 데려와 감독대행에 앉혔다. 대부분 결정은 구단 고위층이 모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사정이 좋지 않은 시민구단이 내부에서 발등을 찍고 있는 격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과 같다.
이재명 시장이 말한 것처럼 구단의 주체인 시 혹은 도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어서 생긴 일이다. 결국 어렵게 만든 축구팀이 다시 흔들리게 됐다. 이는 축구인 스스로 오물을 뒤집어 쓴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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