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과 T1을 앞세워 발로란트 e스포츠 최고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퍼시픽 권역이 다시 한번 세계 강호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의 쓴잔을 마셨다. 이에 비해 아메리카스 대표 라우드(LOUD)는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발로란트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두 차례 왕좌에 오르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18일까지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6 발로란트 챔피언스 상하이’ 결선 무대에서 퍼시픽 지역을 대표해 출전했던 글로벌 이스포츠(GE), 농심, T1, 페이퍼 렉스(PRX)는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1번 시드 글로벌 이스포츠의 그룹 스테이지 탈락 속에서도 다른 3개 팀이 8강 플레이오프에 안착하며 사상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농심과 T1, PRX 모두 플레이오프 하위조의 압박을 버티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농심은 100 씨브스를 만나 세트 스코어 1-2로 패했고, PRX는 T1과의 퍼시픽 내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었다. 퍼시픽 간 대결에서 생존했던 T1 역시 다음 상대인 G2 이스포츠에게 1-2로 석패하며 탈락했다. 그동안 마스터스 무대에서 퍼시픽 팀들이 번갈아가며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성과와 비교하면 상반된 성적표다.

반면 아메리카스 2번 시드로 출격한 라우드는 EMEA 대표 팀 바이탈리티(VIT)를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약 3주간 전개된 이번 대회에서 라우드는 그룹 스테이지 승자전에서 팀 바이탈리티에게 당한 1패를 제외하면, 플레이오프 진입 이후 단 한 번의 매치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로를 개척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라우드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팀이 결승 상대인 팀 바이탈리티라는 점도 흥미를 더했다.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만 세 차례 격돌했으며, 첫 대결이던 B조 승자전을 제외하면 라우드가 팀 바이탈리티를 연속해서 격파하며 마지막 결승에서도 웃었다.

라우드는 이번 우승을 통해 챔피언스 역사상 최초의 2회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지난 2022년 이스탄불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옵틱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1로 누른 데 이어, 2026년 또다시 단상 최상단에 이름을 새겼다. 이와 함께 소속 선수 전원이 VCT 합류 이후 첫 번째 챔피언스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는 ‘로열로더’ 타이틀을 획득했다. 2022년 첫 우승 이후 지속적인 로스터 교체를 단행한 끝에 완전히 새로운 구성원들로 메커니즘을 완성해 낸 성과다. 대회 MVP로 선정된 ‘에르데’ 로베르토 로보스는 대회 첫 매치 이틀 전 암으로 타계한 어머니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켜내며 감동을 안겼다.
라우드의 활약과 더불어 아메리카스는 세계 최고의 발로란트 권역이라는 지위를 완전히 각인시켰다. 출전한 4개 시드 팀이 모두 그룹 스테이지를 통과하며 챔피언스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 권역 16강 진출 팀 전원이 8강 플레이오프에 합류하는 기록을 썼다. 여기에 라우드의 우승까지 더해지며 아메리카스는 역대 챔피언스 중 단 두 번을 제외한 모든 대회의 왕좌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한편 결승전 오프라인 무대에서는 전 세계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신규 요원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다. 새롭게 합류하는 중국 출신 요원 ‘허시(Hush)’는 원하는 장소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염력을 기반으로 적의 위치를 이동시키고 공중에 띄우는 스킬 세트를 보유했다. 신규 요원 허시는 한국 라이브 서버 기준으로 오는 10월 28일 정식 출시된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