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게임 생겼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8)이 198승 대투수답게 큰 경기를 잡으며 준플레이오프 활약을 예고했다. 지난 12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이자 3위 결정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을 3피안타 1볼넷 3탈삼짐 1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초 LG 젊은거포 문정빈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내준 것이 실점이었다.
KIA는 전날 에이스 아담 올러를 내고도 롯데에게 1-4로 패해 3위를 결정짓지 못했다. 이날 패하면 4위. 하루만 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서야 한다. 반면 이기면 3위. 나흘의 재충전시간이 주어지고 올러와 네일을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모두 낼 수 있다. 포스트시즌의 향방을 가름짓는 경기였다.

이범호 감독은 올러를 롯데전에 기용하면서 양현종은 LG와 최종전에 배치했다. 영건 김태형도 생각했지만 큰 경기는 경험치가 중요하기에 양현종에게 맡겼다. 앞선 7일 사직 롯데전에서 80구에서 끊었다. 나흘 간격 등판을 고려한 준비였다. 연패스토퍼로 활약했던 정규시즌처럼 팀이 어려운 순간, 최상의 시나리오를 썼다.

초반 흔들리면 승리는 담보하기 어려웠다. 중요성을 잘 알기에 1회부터 강한 볼을 던지면서 LG 강타선을 한 점으로 억제했다. 완급조절를 하면서도 때로는 힘으로도 LG 타자들을 상대했다. 직구 최고구속도 145km, 평균 140km를 찍었다. 주무기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ABS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공격적인 투구로 결과를 냈다.
5회까지 67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6회부터 마운드를 조상우에게 넘겼다. 1이닝을 더 소화해도 무방했지만 이 감독이 한박자 빨리 교체타이밍을 잡았다. 미련없이 마운드를 넘겨주고 승리를 응원했다. KIA는 양현종의 호투를 발판삼아 2-2 팽팽한 승부를 벌였고 8회말 김도영의 중월 투런홈런으로 3위를 확정지었다. 승리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완봉같은 기여도였다.
양현종은 "이렇게 부담감이 큰 경기는 오랜만이었다. 책임감이 큰 경기였고 마치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부담감을 갖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흔들리면 모든 선수들이 흔들릴 거라 생각해 최대한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자신의 정규시즌을 돌아보기도 했다. 규정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든든하게 5이닝을 책임지는 선발투수로 26경기에 등판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많은 이닝을 던졌어야 했는데 많이 던지지 못해 팀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래도 팀이 3위라는 높은 순위로 마무리할 수 있어 만족스럽고, 최고참으로 모든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가을무대에서 강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의 사나이였다. 2017년 한국시리즈 2차전 1-0 완봉, 5차전 세이브를 따내며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바 있다. 2024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을 따내며 우승에 기여했다. 2년만에 다시 가을 무대에서 선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을 더 기대받는 이유이다.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잘하려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너스 게임이 생겼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당연히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압박감을 이겨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가장 높은 곳에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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