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팀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다가 팬심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KT 위즈 최원준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5차전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볼넷으로 팀의 12-3 완승에 기여했다.
논란의 상황은 두 번째 타석에서 발생했다.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와 안타왕 경쟁 중인 최원준. 2-1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 승부에서 볼넷을 얻자 돌연 방망이를 그라운드로 집어던지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볼보이를 향해 보호장비를 던지는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장비를 받으러온 아무 죄없는 볼보이를 홀대했다며 팬심이 들끓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원준은 204안타로 2위, 레이예스는 205안타 1위를 달리고 있었다. KT 경기가 없는 9일과 10일 레이예스가 안타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며 남은 2경기 두 선수의 진검승부가 성사됐는데 최원준이 과욕을 부린 나머지 프로의 품격을 저버렸다. 고의4구도 아닌 풀카운트 승부에 따른 볼넷이었지만, 출루의 기쁨보다 안타 생산 기회를 놓친 분노를 크게 표출하며 빈축을 샀다.
KT는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상황. 이에 최원준은 지난 7일 안타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팀이 순위싸움 할 때는 내 안타보다 팀이 1위를 하는 게 더 중요해서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막 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직 내 기록을 위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의식이 많이 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런데 오직 개인의 기록을 위한 경기를 하다가 대형사고가 발발했다.
팀 KT는 개인의 돌발 행동을 좌시하지 않았다. 주장 장성우가 경기 도중 선수단을 모아놓고 “자기 기록을 세우려고 기어나왔나 지금. 행동 똑바로 해라”라며 최원준을 비롯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했고, 경기 후반부 더그아웃에서 최원준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최원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최원준은 경기 후 SNS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불쾌감과 실망을 느끼셨을 야구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었으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저의 명백한 잘못입니다”라며 “제 행동으로 불편함을 겪으신 당사자분들께는 직접 찾아뵙고 사과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제 행동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실망을 안겨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욱 성숙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KT는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의 기세를 이어 이날 경기마저 승리, 9연승을 질주했다. 이미 순위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들이 총력전에 나선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팀이다. 김현수는 “동료의 다승왕을 위해 (고)영표 등판 날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이날 타자들이 화끈한 타격으로 고영표의 다승 공동 1위 도약을 도왔다. 또한 이강철 감독도 제자들이 개인 타이틀을 하나라도 더 딸 수 있도록 잔여경기 운영 포커스를 거기에 맞추고 있다. 심지어 KT는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개인이 아닌 팀 KT를 앞세워 강팀 반열에 올라섰다. 팀 KT는 사령탑이 밥먹듯 말하는 KT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최원준은 올해 4년 48억 원 FA 계약을 통해 팀 KT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 팀은 공수주가 다 되는 선수가 드물었는데 모처럼 다 잘하는 선수가 와서 경기 운영이 너무 편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오직 개인 기록을 위한 과욕을 부리며 팀과 개인의 명예를 모두 훼손했다. 설령 이렇게 해서 안타왕이 된다고 한들 어떻게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팀 스포츠인 야구에서 팀이 아닌 개인을 먼저 앞세우다가 큰 화를 자초한 최원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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