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정규시즌 1위를 해낸 이강철 감독. 그런데 왜 올해 우승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옛 제자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을까.
KT 위즈는 지난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9-0 완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 매직넘버가 2였던 KT는 이날 승리와 함께 대구에서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남은 4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시즌 제패를 확정했다. KT는 창단 첫 통합우승 역사를 쓴 2021년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정규시즌 1위를 해냈다. 한국시리즈 진출은 2021년, 2023년에 이어 통산 3번째다.


만년 최약체였던 프로야구 막내 KT는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과 함께 빠르게 강팀으로 변모했다. 2019년 첫 5할 승률 달성을 시작으로 2020년 정규시즌 2위로 첫 가을 무대를 밟았고, 2021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 2023시즌 준우승을 비롯해 2020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두 번째 정규시즌 제패를 해낸 이강철 감독은 가장 먼저 부임 초창기 강팀 KT의 초석을 마련한 선수들을 떠올렸다. 이강철 감독은 “주권의 경우 부임 초반 고생을 많이 해줬다. 지금은 못 쓰고 있는 게 안타깝다. 배정대, 김민수도 그렇다. 배정대는 너무 아파서 지금 없는데 오늘 우승할 줄 모르고 내일(6일) 등록해서 우승을 함께하고 싶었다”라며 “다들 내 밑바닥 처음을 만들어준 선수들이 아닌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선수들에게는 항상 마음이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 내가 그 선수들한테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나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라며 “물론 내 힘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다. 지금 외야가 최원준-힐리어드-안현민인데 배정대를 어떻게 쓰나. 그래도 최대한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대주자, 대수비라도 내보내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우승을 하면 올해 우승을 일궈낸 제자들에게만 공을 돌리기 마련. 그런데 왜 이강철 감독은 과거 주전이었다가 백업이 된 선수들까지 챙기는 걸까. 심지어 팀에 없는 선수들까지.
이강철 감독은 “내가 정에 약해서 그렇다. 조금은 손해보면서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을 늘 한다. 그렇게 살면 짜증이 날 때도 있는데 지금 이렇게 보상을 받는 거 같다”라고 웃으며 “사실 이런 성격이면 엔트리, 라인업 짜는 것도 정말 힘들다. 그래도 정이란 게 있지 않나. 그래서 그런가. 선수들이 나에 대해 싫은 소리는 별로 안 하는 거 같다”라고 했다.

FA 대박과 함께 한화로 줄줄이 떠난 심우준(4년 50억 원), 엄상백(4년 78억 원), 강백호(4년 100억 원)도 지금의 KT가 있기까지 힘을 보탠 선수들이다. 이강철 감독은 “안 좋았을 때 같이 시작했고, 같이 커왔다. 연봉 3000만 원부터 만났는데 지금 돈 많이 받는 걸 보면 뿌듯하다”라며 “심우준, 엄상백, 강백호 모두 다 잘했으니까 한화가 데려간 게 아닌가. 처음 말씀드리지만 잘 키워서 그렇게 된 거니 뿌듯하다. 연봉 3천이었던 애들이 어느날 외제차 사고 잘 살면 되게 좋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강철 감독이 떠올린 건 올해 정규시즌 1위의 영광을 함께한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힘들었던 시절부터 KT의 성장을 함께하며 지금의 팀 KT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탠 모든 제자가 마음속 소중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함께 땀 흘린 시간과 인연을 잊지 않는 것. 두 번째 정규시즌 1위라는 결실 뒤에는 선수들을 향한 이강철 감독의 남다른 정과 진심이 있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