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는 왜 또 선발이냐." "설영우가 문제다."
우루과이전 대패 이후 쏟아졌던 비난이 베네수엘라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설영우가 보여준 모습까지 외면한 채 같은 비난을 반복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베네수엘라와 맞대결을 펼쳐 0-0으로 비겼다. 우루과이전 1-4 패배 이후 실점은 막았지만, 공격에서 답답함을 드러내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설영우는 오른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80분을 소화했다. 우루과이전에 이어 다시 선발로 나섰고, 공수 양쪽에서 역할을 수행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설영우는 패스 36개 중 33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92%였다. 공을 55차례 만졌고, 크로스는 3차례 시도해 한 차례 연결했다. 수비에서는 걷어내기와 가로채기를 각각 3회 기록했다.
한국이 어렵게 첫 슈팅을 만든 장면에도 설영우가 있었다. 전반 45분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조현택이 이를 슈팅으로 연결했다. 슈팅은 수비에 막혔지만, 좀처럼 상대 골문에 접근하지 못하던 한국이 측면에서 만들어낸 공격이었다.
설영우의 경기력이 완벽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회 창출은 0회였고, 상대 박스 안 터치는 한 차례였다. 지상볼 경합은 두 차례 모두 이기지 못했으며 반칙도 두 차례 기록했다. 공격적인 영향력과 경합에서 아쉬움을 짚을 여지는 있다.

패스 성공률 92%만으로 경기 전체를 평가할 수도 없다. 패스를 어느 위치에서, 어떤 방향으로 연결했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다만 이날 기록과 주요 장면을 놓고 설영우를 한국의 부진을 설명하는 유일한 원인처럼 지목하는 것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런데 경기 하이라이트를 전한 유튜브와 일부 포털 사이트, 축구 커뮤니티 댓글에서는 "설영우는 왜 또 선발이냐", "설영우가 문제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경기 안 보고 설영우 욕부터 하는 너희들이 문제"라는 반박도 달렸다.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판할 수는 있다. 선수의 패스 선택과 수비 위치, 경합 장면 역시 평가의 대상이다. 그러나 직전 경기에서 부진했다는 이유로 다음 경기의 플레이까지 같은 결론에 끼워 맞추면 비판의 근거가 흐려진다.
우루과이전에서 한국은 풀백의 공격 가담 이후 역습 대응에 문제를 드러냈다. 모레노 감독도 "전술 수정이 늦었다"라고 인정했다. 베네수엘라전을 앞두고는 "개인적인 실수보다 팀적인 실수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한 명의 이름으로 끝낼 수 없는 문제였다.

설영우를 향한 과도한 비난에 대해서도 모레노 감독은 선을 그었다. 그는 "비판은 축구선수라는 직업을 가졌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건설적인 비판이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으로서는 선수가 그렇게 비난받는 상황에서 앞장서서 보호하겠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한국은 슈팅 7개, 상대 박스 안 터치 7회에 그쳤다. 공격 전개와 선수 간 연결, 상대 압박을 벗어나는 방법까지 함께 따져야 할 경기였다. 설영우를 빼라는 주장만으로는 그 답을 찾기 어렵다.
잘못한 장면은 비판하고, 제 역할을 한 장면은 인정해야 한다. 설영우는 이날 안정적인 패스 연결과 수비 기여를 보여줬고, 한국의 첫 슈팅으로 이어지는 크로스도 올렸다. 그 경기까지 덮어놓고 욕할 이유는 없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