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307억 원에 달하는 캡틴을 보유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어쩌다 사회인야구 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굴욕을 당한 걸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일본과 첫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B조 조별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한 한국은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맞아 사회인선수로 구성된 일본에 일격을 당하며 5회 연속 금메달 도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한 건 2006년 도하 대회 예선 7-10 패배 이후 20년 만이다.

‘슈퍼스타’ 김도영을 필두로 한 타선이 일본 사회인 마운드에 4안타-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병살타 3개에 그 누구도 2루를 밟지 못하며 일본 좌완 선발 히구치에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92구 인생투를 헌납했다. 김도영은 4타수 무안타 2삼진, 문보경은 3타수 무안타, 노시환은 병살타 2개로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타선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해낸 선수가 있었으니 2번 유격수로 나서 멀티히트를 때려낸 김주원이었다. 경기 후 만난 김주원은 “너무 아쉽다. 꼭 이겼어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상당히 분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실업선수 히구치의 공은 정말 위력적이었을까. 김주원은 “제구가 확실히 좋다는 걸 느꼈다. 바깥쪽, 몸쪽, 바닥에 떨어트리는 공을 자유자재로 편하게 던지는 투수였다. 그래서 타자들이 많이 힘들어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히구치는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경기 후 선수단 미팅 분위기는 당연히 어두웠을 터. 김주원은 “처음에 분위기가 많이 좋진 않았는데 고참급 형들이 ‘오늘 경기 졌다고 끝난 게 아니다. 내일 다시 또 잘하면 더 해볼 수 있으니 분위기 너무 처지지 말고 준비 잘해서 한 번 해보자’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렸다”라고 전했다.

그렇다. 일본전 패배로 한국의 결승행 전망이 어두워진 건 아니다. 조별예선에서 대만을 5-0으로 완파한 덕에 26일 슈퍼라운드에서 중국을 잡으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같은 시간 일본이 대만을 제압하면 일본이 1위, 한국이 2위로 결승에 진출,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만일 대만이 일본을 이길 경우 한국, 일본, 대만 모두 2승 1패 동률을 이뤄 TQB(득점/공격이닝 – 실점/수비이닝)를 따져야 한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대만을 5-0으로 잡았고,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패해 TQB가 0이다. 일본-대만전에서 콜드게임 승리와 같은 대량 득점만 나오지 않는다면 한국이 결승 무대를 밟는다. 그러나 이 모든 건 중국을 이겼을 때의 가정이다. 중국에 패하면 은메달도 목에 걸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김주원은 “내 타격감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래서 다행이긴 한데 팀이 져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며 “좋은 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으니 이 좋은 감을 이어서 내일 경기 또 잘해보겠다”라고 중국전 필승을 외쳤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