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변화 없어 헷갈린다”던 슈퍼 루키가 빵 터졌다…절친 이름 삼성 5R서 불리자 ‘와락’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9.21 23: 11

마운드 위에서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슈퍼 루키’ 장찬희. 그런 그에게도 ‘포커페이스’를 지킬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장찬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신인답지 않게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에 몰려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자신의 공을 던진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마찬가지다. 데뷔 첫해부터 삼성 마운드의 주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강한 멘탈이 꼽히는 이유다.
현역 시절 어떤 상황에서도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끝판대장’ 오승환(현 오승환 퍼포먼스랩 대표)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박진만 감독은 “장찬희를 보면 헷갈린다. 공은 조금씩 빠지는데 표정 변화가 없다. 젊은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표정에서 티가 나는데 장찬희는 다르다. 그럴 때 좀 헷갈린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찬희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 장찬희의 ‘포커 페이스’가 지난 21일 제대로 무너졌다. 마운드도, 야구장도 아니었다. PC방에서였다.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는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장찬희는 경남고 좌완 차유주와 나란히 앉아 운명의 순간을 지켜봤다.
차유주는 1년 유급해 장찬희보다 학년은 하나 아래지만 둘도 없는 친구 사이다. 먼저 프로 무대에 뛰어든 장찬희에게 이날만큼은 자신의 일보다 친구의 이름이 언제 불릴지가 더 중요했다.
마침내 삼성의 5라운드 지명 순서에서 차유주의 이름이 나왔다. 그 순간 장찬희가 먼저 터졌다. 차유주를 와락 끌어안았고 얼굴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함박웃음이 번졌다. 자신의 일이 아닌데도 누구보다 기뻐했다. 둘도 없는 친구와 프로에서도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순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장찬희 019 2026.06.12 / foto0307@osen.co.kr
평소 장찬희를 아는 이들이라면 더욱 낯설 만큼 해맑은 표정이었다. 위기에서도 좀처럼 변하지 않던 얼굴에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장찬희를 무장해제시킨 차유주는 삼성도 일찌감치 가능성을 눈여겨본 좌완 유망주다.
고교 통산 11경기(35이닝)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 시즌 10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65를 거뒀다. 34이닝을 소화하면서 홈런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 29개를 잡아냈다.
장찬희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은 차유주의 투구 감각과 변화구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구단 측은 “간결한 투구 메커니즘에 투구 감각이 좋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완성도가 준수한 좌완 정통파”라며 “중학교 시절부터 에이스 역할을 맡아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차유주에게도 삼성 유니폼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첫 유니폼이 됐다. 그는 지명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꿈꿔왔던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삼성 라이온즈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며 “저를 믿고 선택해주신 구단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잘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 장찬희 015 2026.09.12 / foto0307@osen.co.kr
한 해 먼저 프로의 문을 통과한 장찬희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차유주. PC방에서 함께 지켜본 신인 드래프트는 두 친구에게 잊지 못할 장면을 남겼다.
무엇보다 늘 무표정에 가까웠던 장찬희의 함박웃음이 이날의 기쁨을 가장 잘 말해줬다. 마운드에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슈퍼 루키’도 절친의 삼성행 앞에서는 영락없는 스무 살 친구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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