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시즌을 80% 가까이 소화한 현 시점에서 이들은 냉정하게 기대 이하다. 롯데 자이언츠를 가을야구로 인도하지 못하고 있는 제레미 비슬리와 엘빈 로드리게스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비슬리와 로드리게스는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서도 최정상급 구위를 보유했다. 롯데가 비슬리와 로드리게스의 계약을 발표했을 때 나머지 9개 구단들이 롯데의 외국인 조합을 가장 주목했고 또 경계했다. 지난해 한화 마운드를 이끌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폰세와 와이스에 비견됐다. 비슬리와 로드리게스 모두 일본프로야구에서 나름 괜찮은 커리어를 보냈기에 폰세와 비교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현재 시즌 전의 평가가 무색하게, 이들은 기대 이하의 모습을 연거푸 보여줬다. 순간순간의 퍼포먼스는 괜찮았다. 하지만 시즌을 길게 풀어서 볼 경우, 이들은 외국인 원투펀치의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비슬리는 22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4.80(120이닝 64자책점), 피안타율 2할8푼4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43의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는 9회. 규정이닝을 채운 19명의 선발 투수 가운데 18위에 불과하다.
로드리게스는 그나마 낫다. 23경기 7승 9패 평균자책점 4.23(127⅔이닝 60자책점), 피안타율 2할4푼9리 WHIP 1.3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는 12회. 리그 탈삼진 2위(147개)를 기록한 구위는 위력적이지만 최다 피홈런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비슬리와 로드리게스 모두 평균 시속 151km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스위퍼 커브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강점을 극대화 하지 못했고 타자와 승부에 실패했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또 타구의 불운들이 따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로 비슬리의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FIP) 기록은 자신의 평균자책점보다 낮은 3.73을 기록 중이다. 로드리게스는 시즌 평균자책점과 비슷한 4.33의 FIP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경기 운영과 정교함에서 아쉬움을 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 아울러 시즌 초부터 내내 이어진 포수들과의 볼배합 불협화음은 끝내 해소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재 주전 포수로 거듭난 손성빈이 두 선수와 볼배합과 관련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소통을 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들을 보면, 자신들의 고집이 있었다. 그래도 한국 리그를 파악하면서 조율을 하면서 변화하면서 성공의 길을 밟았다. 니면 자신의 다른 무기를 갈고 닦기도 했다. 폰세는 한국에서 킥체인지업을 확실하게 완성하면서 결정구로 삼았다. 와이스는 구속을 대폭 끌어올렸고 경기 운영 능력이 대폭 발전했다.

그러나 비슬리와 로드리게스는 강속구는 충분히 보여줬지만 다른 지점에서 발전이 미미했다. 여기에 자신의 고집이 이어지니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없었다. 평균 이상을 보여줄 수는 있었지만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경기는 몇 없었다.
지난 26일 광주 KIA전 선발 등판해 3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사구 7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진 로드리게스다. 김태형 감독은 1회 김도영에게 홈런을 맞은 상황을 두고 “김도영에게 직구 구위로 누르려고 그렇게 던지는 게 어딨나. 변화구를 던지면 상황이 끝난다”라면서 “구위 자체는 좋은데, 포수 말 좀 듣고 효과적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답답하다. 강약 조절을 상황에 따라 하는 지점들이 아쉽다”고 언급했다.
비슬리에 대해서도 평가는 비슷하다. 구속과 구위, 변화구는 갖추고 있지만 경기 운영, 정교한 커맨드가 부족해 성적이 기대만큼 나지 않는다는 것.

무엇보다 한국 무대를 좀 더 경험하고 잘 파악하고 있는 포수진에 대한 믿음이 그리 두텁지 않은 게 아쉬운 성적으로 귀결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자기들 던지는 스타일이 있겠지만 그래도 (국내)포수가 더 잘 알지 않겠나”라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