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제일 생각많이 났다".
2025년 KT 위즈 소속이었던 이호연은 시즌 도중 비보를 접했다. 광주에서 견실하게 사업을 꾸려가던 아버지(고 이춘욱씨)가 갑자기 쓰러졌다.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8월 12일 영면했다. 시즌을 마치고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KIA의 부름을 받았다.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2018년 롯데에 입단해 KT를 거쳐 9년만에 고향에 그렇게 돌아왔다.
KIA는 뛰어난 타격 재능을 보고 영입했다. 그러나 주전 자리는 보장되지 않았다. 1군에 아주 잠시 머물렀고 대부분의 시간을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4월 9일동안 1군에 있었고 다시 퓨처스팀으로 내려갔다. 7월31일에야 콜업을 받았다. 선발 출전기회를 받았지만 대타가 주업무였다. 뚜렷한 기여도 없었다.


드디어 2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4-5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이범호 감독이 이호연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감독과 코치들에게서 무언가 주문을 받더니 대기 타석에서 심기일전했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었다. 그라운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석에 들어서 초구 낮은 포크에 헛스윙을 했다. 2구 직구는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이었다. 3구 포크는 바깥쪽 높게 들어갔다. 4구도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을 파고들었다. 기다렸다는듯이 이호연의 방망이가 반응했다. 타구는 오른쪽 하늘을 향해 크게 포물선을 그렸다. 롯데 우익수가 쫓아갔지만 담장을 훌쩍 넘겼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보내는 선물이었다.
개인 첫 만루홈런을 역전 끝내기로 장식했다.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서 역전 끝내기 홈런이 터트린 것은 KBO리그 45년 사상 처음이다. 23일 키움전에서 이의리가 9회말 2사후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맞았는데 다음경기에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트린 것도 사상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고향에 와서 가장 짜릿한 하루를 보냈다.

이호연은 "내 스윙을 하자. 소극적으로 치지말자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존을 높에 설정하고 들어가라고 하셨다. 대기타석부터 포크볼만 노렸다. 초구에 들어왔는데 스윙했다. 긴장을 했다. 다시 높게 설정을 했다. 노리던 공이 들어왔는데 운이 좋았다. 잘맞았는데 넘어갈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 "빨리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잘 안가더라.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것 같다. 만루에서 대타 나가서 안타를 쳐도 짜릿한데 운좋게 홈런이 됐다. 넘아가는 순간에 이때까지 야구했던 것과 부모님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 울 것 같았다. 아버님 기일이 이맘때이다. 아버지가 제일 많이 생각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KIA에서 가장 짜릿한 하루였다. "고향팀에 와서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다. 올라왔을때 보탬이 되자는 마인드로 왔다. 오늘 하루 보탬이 됐다. 팀이 이겨 너무 좋다. 깊은 연패에 빠지지 않고 순위 싸움하는데 한 경기 보탬이 되어 감사하다. 앞으로 더욱 존재감을 보일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 내일 새벽 3시까지 하이라이트 영상을 계속 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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