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37·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상대 코치의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켈리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애리조나가 0-7로 지면서 시즌 12패(8승)째를 안은 켈리는 평균자책점도 5.37에서 5.35로 소폭 낮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양대리그 통틀어 규정이닝 투수 54명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꼴찌다.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5/202608252113775214_6a8d8a28bec4f.jpg)
하지만 켈리를 화나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5회 투구 중 제프 배니스터 애리조나 벤치코치가 컵스 덕아웃을 향해 뭔가를 하지 말라는 손짓을 하며 불만을 표출했고, 라이언 플래허티 컵스 벤치코치도 손가락질하며 설전을 벌였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퀸틴 베리 컵스 3루 코치가 사인을 훔쳐 타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봤다. 베리 코치가 켈리의 체인지업을 파악하고 좌타자에게 그 정보를 전달했다고 의심한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1루, 3루 베이스 코치들의 코치 박스 이탈 금지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베이스 코치들이 실시간으로 투수 그립을 파악한 뒤 타자에게 사인 전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이와 관련한 문제가 불거졌다. 위반시 심판이 1차 경고를 하고, 또 어기면 퇴장 조치가 내려진다. 이날 베리 코치는 심판으로부터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켈리는 “사인 훔치기는 야구에서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코치가 그렇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2루에 있는 주자가 투수의 글러브 속 그립을 보거나 타자가 투수 글러브를 보고 뭔가를 포착한 거라면 공정한 게임이다. 야구가 시작된 이래 선수들은 늘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외부에서 훔치는 거라면 치졸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체인지업을 던질 때마다 우리는 베리 코치가 사인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 시카고 컵스 퀸틴 베리(오른쪽) 3루 코치가 홈런을 친 이안 햅과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5/202608252113775214_6a8d8a2923ec9.jpg)
이날 켈리는 총 28개의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2회 선취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좌타자들에게 연이어 공략당했다. 이안 앱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페드로 라미레즈가 우익선상 빠지는 1타점 3루타를 쳤다. 두 타자 모두 켈리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공략했다.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은 “우리는 상대 3루 코치에게 소리를 쳤고, 그도 우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응수했다. 4월에는 웃어넘길 수 있었던 일도 8월에는 웃을 일이 아니다. 모두가 예민해져 있다. 상대는 자기 팀을 지키고, 우리는 우리 팀을 지키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며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막판 일종의 기싸움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리그에서 매일 벌어지는 게임즈맨십”이라며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으로 봤다. 선수와 코치 모두 금지된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사인 훔치기가 룰을 어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야구는 이런저런 불문율이 많은 스포츠다. 켈리는 “코치가 사인을 전달한 건 분명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선 선수들 사이 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다시 살펴봐야겠다. 그가 알았으면 다른 사람들도 알아챘을 것이다. 구종이 간파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애리조나 메릴 켈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5/202608252113775214_6a8d8a29a264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