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왕'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까지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다. 마지막 상대는 누구보다 익숙하면서도 방심할 수 없는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29, 일본)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드라 간디 아레나에서 야마구치와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전을 치른다.
안세영은 22일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왕즈이(중국)를 게임스코어 2-0(24-22, 21-16)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3/202608230832770333_6a8a34c0956fd.jpg)
특히 첫 게임이 고비였다. 안세영은 19-20으로 뒤지며 게임을 내줄 위기에 몰렸지만 끈질긴 수비와 네트 플레이로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22-22까지 이어진 접전에서는 왕즈이의 범실을 끌어낸 뒤 날카로운 코너 공격으로 마무리했다.
한 번 고비를 넘긴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긴 랠리와 정교한 네트 플레이로 왕즈이의 체력을 소모시켰고 후반 점수 차를 벌려 결승행을 확정했다. 발 부상으로 지난달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안세영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앞서 안세영은 이번 대회 8강에서도 한웨(중국)를 꺾으며 정상권 경기력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남은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다. 야마구치는 준결승에서 폰파위 초추웡(태국)을 게임스코어 2-0(21-12, 21-17)으로 제압했다. 통산 네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하는 야마구치는 다시 한번 안세영과 정상에서 마주한다.
두 선수의 관계는 오랜 시간에 걸쳐 변했다.
야마구치는 한때 안세영이 가장 어려워했던 상대 중 하나였다. 빠른 풋워크와 끈질긴 수비, 랠리 도중 템포를 바꾸는 능력을 앞세워 어린 안세영을 괴롭혔다. 안세영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벽'으로 자주 언급된 이유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3/202608230832770333_6a8a33e863c11.jpg)
최근 흐름은 달라졌다. 안세영은 야마구치를 상대로 최근 맞대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며 구도를 뒤집었다. 최근 맞대결 기준으로는 최근 8경기에서 안세영이 7승 1패로 앞선다. 전체 상대 전적 역시 현재 안세영이 17승 1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도 안세영이 야마구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도 야마구치를 꺾고 우승했다. 당시 승리는 올 시즌 두 선수의 힘의 관계를 보여준 경기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야마구치를 편한 상대로 볼 수는 없다. 장기전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수비력과 코트 전체를 활용하는 움직임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안세영 역시 수비와 랠리에 강점을 가진 만큼 두 선수의 맞대결은 한두 차례의 공격보다 누가 먼저 상대의 체력을 깎고 흐름을 가져오느냐가 중요할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에게 이번 결승은 의미가 크다. 그는 2023년 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한국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 야마구치를 꺾는다면 다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라 자신의 시대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야마구치에게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그는 네 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노린다. 최근 안세영에게 맞대결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세계선수권 결승은 흐름을 되돌릴 가장 큰 무대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3/202608230832770333_6a8a33e8bc2a4.jpg)
과거엔 안세영이 야마구치라는 벽을 어떻게 넘어설지가 관심사였다. 이제 상황은 반대에 가깝다.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장기 랠리와 수비뿐 아니라 공격력까지 끌어올린 안세영을 야마구치가 어떻게 흔들지가 이번 결승의 핵심이다.
왕즈이와의 치열한 준결승까지 통과하며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확인한 안세영. 세계선수권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는 가장 익숙한 라이벌 야마구치가 기다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