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자 단식의 강력한 카드 하나가 먼저 탈락했다. 안세영(24, 삼성생명)의 라이벌로 유명한 천위페이(세계 4위)가 세계선수권 16강에서 짐을 쌌다. 중국의 견제 구도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다. 세계 5위 한웨가 남아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는 바로 안세영이다.
천위페이는 20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포른파위 초추웡(태국, 세계 10위)에게 1-2(21-15 23-25 17-21)로 역전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천위페이는 1게임을 21-15로 따냈다. 2게임에서는 네 차례 듀스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23-25로 내줬고, 3게임에서도 6-13까지 밀린 뒤 17-17까지 따라붙었다. 마지막 고비에서 4점을 연속으로 내주며 탈락이 확정됐다.
![[사진] 한웨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0/202608202354771367_6a87167bc9d65.jpg)
천위페이는 이번 대회 4번 시드를 받은 우승 후보였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안세영을 향한 견제 의사도 숨기지 않았다. 천위페이는 중국 대표팀 동료 왕즈이와 함께 중국 CCTV에 출연해 "안세영은 신체 능력이 좋고 결과도 꾸준하지만 실수할 수 있다. 우리가 그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밀어붙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파리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을 2-0으로 꺾은 사실을 언급하며 "안세영은 불패의 무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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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표상 천위페이와 안세영이 만날 수 있는 시점은 결승이었다. 그 가능성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천위페이는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반대로 안세영은 안정적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같은 날 16강에서 세계 16위 미아 블리치펠트(덴마크)를 2-0(21-16 21-10)으로 꺾었다. 경기 시간은 43분이었다.
이번 대회 들어 3경기 연속 무실게임 승리다. 64강에서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를 2-0으로 제압했고, 32강에서도 탈리타 위랴완(인도네시아)을 같은 스코어로 눌렀다.
부상 복귀 직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흐름은 더 좋다. 안세영은 지난달 일본오픈 도중 왼쪽 발 통증으로 기권한 뒤 중국오픈까지 건너뛰고 재활에 집중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도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는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안세영은 블리치펠트전 이후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계속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있고 다음 경기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 '다음 경기' 상대가 한웨(27)다. 한웨는 천위페이, 왕즈이와 함께 중국 여자 단식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세계랭킹은 5위다. 한웨는 20일 16강에서 김가은(삼성생명·세계 12위)을 2-1(21-19 20-22 21-14)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쉽게 얻은 승리는 아니었다. 김가은은 1게임에서 10-15까지 밀렸다가 17-16으로 뒤집었고, 2게임에서는 듀스 끝에 22-20으로 승리했다. 3게임에서도 4-11에서 11-12까지 추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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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웨는 58분간 이어진 풀게임 승부를 버텨내며 결국 8강행 티켓을 가져갔다. 이제 중국이 안세영을 막기 위해 기대할 수 있는 핵심 카드 중 하나가 바로 한웨다.
맞대결 기록만 놓고 보면 안세영이 우세하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안세영이 7승 1패로 크게 앞서 있다.
최근 맞대결도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지난해 중국 마스터스 결승에서 한웨를 2-0(21-11 21-3)으로 꺾었다. 2게임에서는 단 3점만 허용했다.
한웨가 안세영을 이긴 것은 2022 말레이시아오픈이 유일하다. 이후 맞대결에서는 안세영이 계속 우위를 점했다.
현재 흐름에서도 안세영이 앞선다. 안세영은 지난해 11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도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까지 6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세계선수권 정상 경험도 있다. 안세영은 2023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을 차지했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여자 단식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는 천위페이에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당시 패배를 안겼던 천위페이가 먼저 탈락했다.
우승으로 향하는 길이 단순해진 것은 아니다. 당장 8강에서 세계 5위 한웨가 기다리고 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세 경기를 모두 2-0으로 마쳤고, 한웨는 김가은과 58분 풀게임을 치렀다. 체력 부담에서는 안세영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장소 역시 익숙하다. 안세영은 지난 1월 같은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도오픈에서 왕즈이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이 준비했던 강력한 카드 중 천위페이는 먼저 사라졌다. 이제 한웨가 남았다. 안세영이 중국의 또 다른 정상급 선수를 넘어서면 2023년 이후 3년 만의 세계선수권 정상 탈환에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