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 사이에는 재미있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화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는 타 구단 선수에게는 대전 최고의 명물인 ‘성심당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은 당분간 성심당에 발을 들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이틀간 한화를 상대로 10타수 8안타 타율 8할 3홈런 8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독수리 군단을 사정없이 두들겼기 때문.
구자욱의 방망이는 지난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부터 제대로 폭발했다. 5타수 5안타(2홈런) 3타점 2득점. 말 그대로 쳤다 하면 안타였다.

1회 첫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하며 예열을 마친 구자욱은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한화 선발 브루스 짐머맨의 초구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 115m의 선제 솔로 아치였다.

3-0으로 앞선 5회 무사 1,2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를 날려 2루 주자 김지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구자욱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두 번째 투수 이민우와 맞붙어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이날 경기 두 번째 홈런.
8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전 안타를 추가하며 5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구자욱의 맹타를 앞세운 삼성은 한화를 8-5로 꺾고 연승을 달렸다.
구자욱은 경기 후 자신의 활약보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선수들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다. 연패 탈출 후 홈에서 연승을 이어가야 한다는 마음이 컸는데 선수들이 각자 위치에서 다 잘해줬다. 덕분에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루가 지나도 구자욱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지난 15일 한화전에서는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또 한 번 원맨쇼를 펼쳤다.
이번에는 첫 타석부터 한화에 비수를 꽂았다. 삼성이 0-1로 뒤진 1회말 1사 1루서 한화 선발 박준영의 초구 높은 직구(145km)를 밀어쳐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렸다. 단 한 번의 스윙으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투런 아치였다.
3회 포수 파울 플라이, 6회 중견수 뜬공으로 잠시 쉬어갔지만 경기 후반 다시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7회 1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장유호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8회 2사 2,3루에서는 우전 안타를 날려 주자 2명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하루에만 5타점을 쓸어 담는 ‘타점 먹방쇼’를 선보였다. 삼성은 구자욱의 맹활약을 앞세워 한화를 11-6으로 제압했다.

이틀간 성적을 합치면 더욱 놀랍다. 10타수 8안타 타율 8할 3홈런 8타점 3득점. 한화 마운드에는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였다.
단순히 결과만 좋은 것도 아니다. 타구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현재 구자욱의 타격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14일에는 짐머맨의 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하루 뒤에는 박준영의 145km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변화구와 빠른 공을 가리지 않았고 당겨치기와 밀어치기 모두 홈런으로 연결했다.
박진만 감독도 이 부분을 주목했다. 박진만 감독은 “13일 광주 KIA전에서 구자욱이 좋은 활약을 펼친 덕분에 팀이 이겼고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그동안 홈런이 안 나온 지 꽤 됐는데 요즘 몰아치고 있다”고 흐뭇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특히 밀어치고 당겨쳐서 홈런을 만들어냈다는 게 더 긍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구자욱의 최근 몰아치기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게 사령탑의 판단이다. 스윙 자체가 좋아지면서 투수 유형이나 코스에 관계없이 대응할 수 있는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봤다.
박진만 감독은 “스윙 궤적이 좋아져 어떤 투수를 만나도 다 공략 가능하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구자욱은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서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안방으로 돌아와 한화 마운드를 완전히 초토화했다. 특히 한화와의 2경기에서 홈런 3개와 8타점을 쓸어 담으며 삼성의 연승을 이끌었다.
한화 팬들이 타 구단 선수에게 ‘성심당 출입 금지’를 외치는 건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지난 이틀간 구자욱이 보여준 활약만 놓고 보면 한화 팬들의 ‘출입 금지 명단’ 최상단에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10타수 8안타 3홈런 8타점. 한화를 제대로 울린 구자욱의 방망이가 무섭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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