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가 ‘쾅’하고 들려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가 우천 취소된 이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전날(14일) 경기 마무리 김원중의 한 타자 강판에 대한 비화를 풀어놓았다.
롯데는 전날 8-5로 승리를 거뒀다. 14일 경기 9회 올라와 사구 2개와 폭투 2개를 연달아 범하고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강판됐던 마무리 김원중이 9회 3점 차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왔다. 하지만 첫 타자 안중열에게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다시 한 번 불안한 출발을 펼쳤다.

결국 벤치가 빠르게 움직였다. 김원중도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롯데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는 김원중은 2경기 연속 0이닝 강판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뒤이어 올라온 최준용이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 추가 진루 없이 이닝을 틀어막고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김원중의 마무리 보직 변경에 대해 “한 번만 더 보려고 한다”라며 최후통첩의 뉘앙스를 풍겼다. 15일 경기 한 타자 강판은 사실상 마무리 교체를 의미하는 듯 했다.
그러나 16일, 김태형 감독의 말은 사뭇 달랐다. 김 감독은 “김상진 코치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해프닝이었던 것. 김 감독은 “어제 무조건 (김)원중이는 빼려고 했다. 왜 이이무라에게 8회를 맡기고 (최)준용이를 놔뒀겠나. 안 그랬으면 준용이를 8회 냈을 것이다. 당연히 준용이가 9회 올라오겠거니 생각했는데 종소리가 ‘쾅’하고 들리더라. 원중이 음악소리더라”라며 코치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만약 김원중이 첫 타자를 잘 처리하고 무난한 운영을 펼쳤으면 그대로 밀고 갔을 터. 하지만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한 뒤 곧바로 교체를 단행했다. 김태형 감독은 “그 전날 안 좋았고 어제까지 결과가 안 좋았으면 쉽지 않았다. 결과가 좋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그게 쉽지 않다. NC 타자들도 원중이가 흔들린 것을 보고 각을 잡고 들어왔을 것이다”고 설명하며 “그래서 어제는 무조건 준용이를 9회에 내보내는 게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타자 내보내면 바꾸려고 했다. 2아웃 잡고 나면 또 모르겠지만 주자 나가면 무조건 바꾸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겨울 교통사고 여파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늦어졌던 김원중이다. 그 여파인지 여전히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 그는 “겨울에 사고가 있었지만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팍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라면서 “직구가 좋은 날은 포크볼도 잘 떨어지는데 직구가 밋밋하면 포크볼도 밋밋하더라. 어제도 안중열 상대할 때 포크볼 떨어질 때 스윙이 확 나와야 하는데 배트에 다 걸리더라. 그러다가 존으로 던지니까 맞았다”고 언급했다.
결국 세이브 상황에서 한 타자 만에 강판을 시킨 것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김원중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김 감독은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얘기를 잘 안하는데, 어제는 원중이를 불러서 미안하다고 했다. 평상시라면 당연하게 9회를 맡겼을 것이지만 어제는 아니었다”라며 “감독으로서 선수에게 이해를 시키려고 했다. 그동안 원중이가 팀에 해준 게 있지 않나. 그래서 원중이에게 상황 설명을 했고 원래는 안 던지는 것이었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그래도 김원중이 현재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다독이려고 했던 면모는 칭찬했다. 그는 “마무리 투수가 한 타자 맞았다고 내려오는 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래도 클럽하우스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더라”고 말했다.
“마무리 보직을 자주 바꾸면 안 좋다”고 말하는 김태형 감독. 결국 김원중의 거듭된 난조에 다시 한 번 마무리 보직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일단 대화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 원중이를 앞쪽에 편한 상황에 넣을지, 다음주 화요일까지 대화를 하고 고민을 해보려고 한다”라며 마무리 변경에 대해 고심할 것이라고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