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 하면 안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정말 4번 타자 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사직 NC전 1회 선제 2타점 2루타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8-5 승리를 견인했다. 14일 경기에서는 사직구장 역대 11번째 장외 홈런을 터뜨리는 등 이틀 연속 3안타 활약을 펼쳤다. 최근 3경기 연속으로 2타점 경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상무를 폭격하고 돌아온 한동희다. 하지만 내복사근 부상, 햄스트링 부상, 다시 내복사근 부상이 연달아 겹치면서 시즌 초반 결장했고 타격 밸런스를 잡는데 고전했다. 하지만 6월 중순 복귀한 뒤에는 4번 타자의 존재감, 포스가 느껴지고 있다.


70경기 타율 2할9푼9리(261타수 78안타) 14홈런 44타점 OPS .876의 성적. 30경기 넘게 결장했지만 팀 내 홈런 1위다. 현재 페이스대로면 19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커리어 하이 기록을 경신한다. 기존 시즌 최다 홈런은 17개. 몰아치기 등의 폭발적인 요소가 더해진다면 20홈런도 가능하다. 롯데의 잔여경기가 39경기인데, 100경기도 치르지 않고도 20홈런을 찍을 수 있는 기세다. 롯데 타자 20홈런은 2022년 은퇴 시즌의 이대호가 마지막이었다.
물론 4번 타자로서 득점권 기회에서 아쉬운 모습도 나온다. 병살타도 16개로 많은 편이다. 4번 타자의 덕목을 갖추고 존재감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고 명과 암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동희 뒤에 5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고승민은 “제가 5번에서 선두타자가 조금 많이 걸리긴 하는데, 장난으로 뭐라고 하긴 한다”라면서도 “득점권 상황의 타격은 정말 쉽지 않다. 동희 형 앞에 득점권 타석이 많이 걸리는데 홈런도 많이 치고 타점도 많이 올려서 너무 고맙고 너무 좋다. 지금보다 홈런을 더 많이 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에 대해 “정말 많이 좋아졌다. 홈런 타자들은 떨어지는 공을 힘으로 많이 잡아당겨서 땅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존으로 오는 공을 안 칠 수가 없다. 힘으로 잡아 당겨야 장타가 나온다”라면서 “결과가 안 좋다고 이렇게 쳐라 저렇게 쳐라 하면 안된다. 지금 (한)동희는 딱 잡혀가고 있다. 땅볼 나오고 결과로 얘기하면 안된다. 단점을 커버하려다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 동희는 지금 장점을 더 극대화 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마음가짐을 절대 잊지 않게 하려는 게 느껴진다.
지난 14일 사직 NC전, 3-6으로 추격하던 6회, 한동희는 1사 만루 기회에서 유격수 병살타를 때렸다. 하지만 5-6까지 따라 붙은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있는 힘껏 잡아당겨 사직구장 장외로 날려버리는 동점 솔로포를 때려낸 바 있다. 이전 타석의 잔상에 휩싸이지 말고 힘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줘야 한다는 김태형 감독의 지론을 한동희는 고스란히 이행했다.
이렇게 ‘포스트 이대호’라고 불리던 유망주가 4번 타자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 15일 경기 이후 한동희는 “결과에 너무 신경 쓰기보다는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스윙하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팀이 승리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더 기분 좋은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도 결과에 대한 부담을 갖기보다 지금의 페이스대로 자신 있게 타격하라고 계속 말씀해주셨는데, 그런 믿음과 조언이 타석에서 편하게 내 스윙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 타석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했고, 좋은 결과까지 이어져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은 경기에서도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 경기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지금의 타격감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