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를 이은 가상의 입헌군주국에서 구류면류관을 쓰고 천세를 산호한 것은 역사왜곡일까 고증오류일까. '21세기 대군부인'이 종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나지 않는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최근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약칭 '대군부인')이 종영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대군부인' 12회(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3.8%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나름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그러나 방송 전부터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던 이 드라마는 종영 후 화려한 성적이나 해피엔딩의 행복감이 아닌 역사왜곡과 고증오류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대군부인' 11회에 담긴 즉위식 장면이다. 종영을 코앞에 둔 지난 15일 방송된 '대군부인' 11회에서는 남자주인공 이안대군(변우석 분)이 결국 어린 조카를 제치고 왕위에 올랐다. 이 가운데 그는 구류면류관을 썼고, 참석자들은 "천세 천세 천천세"라고 산호했다.


문제는 '구류면류관'과 '천세'가 중국이 황제국이었을 당시 제후국 군주들의 관모와 산호에 사용됐다는 것. 이를 빌미로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조선이 중국의 제후국이었다는 역사왜곡, 즉 동북공정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21세기 대군부인'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지도 높은 배우 변우석과 가수 겸 연기자 아이유가 남여 주인공으로 호흡한 작품으로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품인 바. 2026년 한국의 대작 드라마가 중국의 역사왜곡에 빌미를 줬다는 점이 한국 네티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21세기 대군부인'은 '매국 드라마', 제작진 이하 해당 장면에 문제의식을 제기하지 못한 출연진 또한 중국 역사왜곡에 잠식당한 죄인들처럼 묘사되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장면에 대해 사과했고 재방송부터 OTT를 통해 서비스 되는 VOD에서 "천세 천세 천천세" 부분을 묵음, 자막 또한 삭제하며 수정했다. 다만 구류면류관을 착용한 변우석의 모습은 즉위식 클로즈업 장면인 만큼 대체 되지 못한 실정이다.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주조연 할 것 없이 고사한 인터뷰를 연출을 맡았던 박준화 감독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중년의 감독이 "변명의 여지 없이 전적으로 제 책임이 가장 크다", "설정에 매몰됐던 것 같다", "늪에 빠졌던 것 같다", "자문 고증을 따라야한다는 생각만 하고 자주국 묘사를 놓쳤다"라며 사과했고 눈물까지 보였다. 극본을 쓴 유지원 작가 또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보다 앞서 주연 배우 변우석과 아이유가 개인 SNS를 통해 주연배우로서의 무지와 책임감을 거론하며 한차례 사과문을 발표했던 터. '21세기 대군부인'은 화제성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종영 후 작가, 감독, 배우 일명 '작감배' 트리플 사과문을 달성해 또 다른 의미의 경이로운 작품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비판 여론은 들끓고 있다. 특히 격분한 시청자들은 '21세기 대군부인'이 디즈니+를 통해 해외에도 서비스되며 중국 동북공정을 내세우는 일부 네티즌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잘못된 역사관이 해외에 퍼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망신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단순 편집이 아닌 '전면 폐기'를 강조하는 중이다. 여기에 '21세기 대군부인'의 칸 시리즈 페스티벌 투자설명회 등을 지원했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정부 지원금 회수까지 법적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공분한 여론이 '21세기 대군부인'을 역사왜곡 드라마로 전락시킨 상황. 제작진의 입장은 역사왜곡보다는 '고증오류'에 대한 사과에 초점을 맞추며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21세기 대군부인' 자체가 '가상의 입헌군주국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설정한 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를 둘러싸고 역사, 고증을 어느 수준까지 적용하는 게 맞는지가 핵심일 터다. 역설적이게도 기준이 모호한 만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해석이 가능하기에 중국의 동북공정에 악용당하기 쉽다는 맹점이 더욱 분노를 유발하는 실정이다.
([Oh!쎈 초점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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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