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분 만에 모든 계획이 흔들렸다. 그러나 부천FC1995는 끝까지 무너지지 않았고, 골문 앞에서는 ‘한 남자’가 모든 것을 막아냈다.
부천은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4라운드 전북 현대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적 열세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승점 1점을 지켜낸 결과였다.
출발부터 예상 밖이었다. 전반 1분 중앙선 부근에서 바사니가 이승우의 얼굴을 가격했고, VAR 판독 끝에 다이렉트 퇴장이 선언됐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영민 감독이 준비했던 플랜은 사실상 무력화됐다. 윤빛가람을 전방에 배치하는 변칙 전술로 공격 조합을 꾸렸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 곧바로 수비 중심의 운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부천은 흔들리지 않았다. 라인을 내리면서도 조직적인 압박을 유지했고, 갈레고와 가브리엘을 앞세운 역습으로 전북의 뒷공간을 노렸다. 무엇보다 수비 집중력이 끝까지 유지됐다.
경기의 중심에는 김형근이 있었다. 전북이 쏟아낸 25개의 슈팅, 그중 11개의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몸을 던지는 선방이 이어졌고 경기 막판 거센 공세 속에서도 흔들림은 없었다.
이영민 감독도 경기 후 김형근을 향해 “다 막아준 김형근이 고맙다. 그저 고맙다”라며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김형근 역시 숨가빴던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오늘 승점 1점을 발판 삼아 앞으로 꼭 승점 3점을 딸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 티아고의 슈팅은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막았다. 수비수들이 정말 열심히 막아줬기 때문에 선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기 상황을 떠올리며 그는 “정말 엄청나게 슈팅이 날아왔고 제 앞에서 볼이 계속 왔다갔다 했다. 추가시간 11분이 주어졌다는 말을 듣고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끝까지 집중했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동료들의 반응도 남달랐다. 갈레고가 김형근의 골키퍼 장갑을 들고 기념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김형근은 “감독님께서 특별한 말씀을 해주시기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고맙다고 하셨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